서울·울산 2-2 난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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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사복을 입고 모자를 푹 눌러쓴 이천수(울산 현대)가 나타났다. 그는 "발목 부상이 심해져 5일 소집하는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8일 가나전을 앞둔 대표팀 전력에도 차질이 생겼지만 에이스를 잃은 울산의 타격은 더욱 크다. 그 공백을 메워 주고 있는 선수가 최성국이다.

FC 서울과 원정경기를 치른 울산 선수들은 대부분 몸이 무거워 보였다. 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 리그를 잇따라 치르면서 체력이 고갈된 모습이었다. 어이없는 자책골로 선제점도 내줬다. 하지만 최성국이 '개인 능력'으로 울산 공격의 돌파구를 열었다. 최성국이 도움 2개를 기록한 울산은 서울과 2-2로 비겼다.

전반 18분 서울이 행운의 선제골을 얻었다.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얻은 프리킥을 히칼도가 강하게 문전을 향해 쏘아 올렸다. 볼은 초승달처럼 크게 휘며 두두의 발끝을 스쳤고, 울산 수비수 유경렬의 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전반 31분 최성국의 발끝에서 울산 동점골이 시작됐다. 최성국의 오른쪽 코너킥을 수비수 박동혁이 헤딩으로 연결했고, 볼은 서울 골키퍼 김병지의 손을 맞고 골라인을 통과했다. 2분 뒤 또다시 최성국이 일을 냈다. 오른쪽을 돌파해 들어가 수비 1명을 완벽하게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다. 골키퍼 김병지를 통과한 볼을 레안드롱이 다이빙 헤딩, 텅 빈 골문을 열었다.

서울은 후반 김은중과 한동원을 투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후반 12분 동점골이 터졌다. 김은중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두두가 방향만 살짝 바꿔놓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서울은 후반 종료 9분을 남기고 '히든 카드' 박주영을 투입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볼 한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하고 종료 휘슬 소리를 들어야 했다.

광주에서는 광주 상무가 전반 8분 남궁도의 선제골과 후반 18분 정경호의 쐐기골에 힘입어 후반 22분 한 골을 만회한 전북 현대를 2-1로 물리치며 최근 3연패 뒤 첫 승리를 챙겼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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