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계발해 사회에 공헌하는 여성운동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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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래는「오늘」에서 찾아야합니다. 우리가 현재 몸담고 있는 사회 구석구석에서부터 지도력을 키워나감으로써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넓힐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제8차 전직 정부수반협의회(IAC)총회 참석차 한국에 온 포르투갈 전 국무총리 마리아 데루르데스 핀타실고 여사(60)는『여성들은 서로 강력히 연대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화공학을 전공, 여성단체 등 비정부기관에서 일하다가 20년전 상원에 진출함으로써 정치가로 변신한 핀타실고 여사는 사회부장관·유네스코대사·국무총리를 거쳐 86년 대중적 인기를 등에 업고 대통령선거에까지 출마했던 포르투갈의 대표적 여걸.
그는 현재의 주요 여성문제는 ▲직장과 가사의 이중고 ▲가사노동에 대한 낮은 평가 ▲동일노동 차별임금 등이라고 지적하고 『이제 여성들도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하는 존재가 돼야한다』고 강조한다. 즉 여성들은 통상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존재여야 한다고 교육받아왔기 때문에 남을 비판하는 것은 「해서는 안될 일」로 여겨왔다는 것. 그러나 이제는 「기쁘게 하는 것」과 「나의 주장」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79∼80년 국무총리 당시 ▲주택 구입자금 지원정책 ▲지체 장애자와 65세이상 노인들의 사회보장 특별법 ▲18∼24세 여성직업훈련특별법 등 제도를 마련했던 것을 가장 큰 성과로 여기고있는 그는 『총리직 수행 당시 일부 정치인이나 상류층 인사들이 여성임을 문제삼아 업무수행능력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 가정 일을 잘 하면 나라살림도 잘 할 수 있다고 응수해줬다』며 웃었다.
그는 여성정치인들의 문제를『남성을 닮으려 하거나 여성간에 질시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대중들도 여성정치인의 정책수행능력보다는 외모를 중시하려는 고정관념을 갖고있다』고 비판.
남성을 적대시하는 여성해방운동보다 여성의 잠재력을 계발해 사회에 공헌토록 하는 여성운동을 퍼나가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그는 『여성들의 소그룹운동이 세계변화와 새 문화창조에 공헌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강조한다.
독신인 핀타실고 여사는 현재 IAC부의장이며 유엔대학이사회·유네스코위원회·유엔과학기술발전위원회 등의 위원이기도 하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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