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화가·음악가 되지 않더라도…누구나 즐길 예술 사귀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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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목으로 미루어 미술교육에 관한 책이라고 여기면 곤란하다. 21세기 예체능 통합교육시대를 위해, 보는 방법을 배우고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미술교육과, 정확하게 듣고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음악교육 그리고 생명교육이자 팀웍을 통해 리더십을 기르는 체육교육을 아우른 예술교육 지침서다.

지은이는 '기적의 도서관 학습법'으로 유명한 교육전문가. 그는 프랑스 유학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하지만 흔히 무시되는 '기본'을 강조한다. 많은 초등학생들이 매달리는 피아노 교습은 음악의 기본이 아니란다. 적어도 프랑스 선생님들은 그렇게 믿는단다. 음악의 기본은 피아노가 아니라 청음(聽音)이며, 미술은 그리기나 종이접기가 아니라 색과 공간의 분별부터 출발하며, 무용의 기본은 나의 몸을 제대로 아는 것이란 얘기다.

만일 이런 주장에 공감이 간다면 이 책엔 귀담아 들을 충고가 가득하다. 미술관, 음악회 등을 순회시키며 초등학교 시절에 예체능의 기본을 부어넣으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욕심이라며,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술을 이해하는 법을 귀띔한다. 예술은 1%의 천재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누구나 향유하는 문화라며 '나만의 미술관 노트' '지하철 활용법' 등 다양한 예술교육법도 알려준다. 또 적지 않은 조기 유학생들이 방학 때 귀국해서는 체육과외를 받는 현실을 지적하며, 주어진 한계를 극복하고 모두 하나가 되는 팀웍을 길러야 엘리트로 클 수 있다고 스포츠를 강조하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기본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점이다. 일찍 시작한다고 기본을 닦는 것이 아니란다. 제대로 시작하는 구체적 방법은 책을 들춰볼 일이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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