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생후18개월내 모든 예방접종을|소아과 전문의들에 들어본 건강한 자녀 키우는 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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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미래의 꿈」 어린이들을 밝고 건강하게 키우는 지혜는 무엇일까.
원로 의학자인 서울대의대 고광욱교수(소아과)는『4개의 파이(4 PlES)를 먹여라』라는 표현으로 부모들의 자녀양육 목표를 제시했다. 이 표현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육체적(Physical)·지적(lntellectual). 정서적(Emotional)·사회적(Social)적응력을 고루 키워주는데 힘써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중 육체적 적응력은 기본적으로 「질병으로부터의 해방」에서 비롯되며 질병 중에는 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으로 예방·악화방지가 가능한 감염성 질환 등도 적지 않다.
대한소아과학회가 지난해 가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10대 질환(입원의 경우)은▲제1위가 폐렴(13. 9%)이고 이어▲위장관염(12.1%) ▲신생아혈액질환(8.0%) ▲경련성질환(4.4%) ▲급성 인두염·창열두염(4.3%) ▲신생아 호흡기질환 (4.1%)▲천식(3.8%)▲모세 기관지염(3.5%) ▲중추신경계감염질환(3.1%) ▲후두염(2.1%)의 순이다.
고교수는 『감염성질환은 많이 없어졌으나 홍역의 경우 폐렴·뇌염·중이염 등 2차 질환을 유발하는 등 의외로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며 생후 1년반 이내에 홍역·수두·소아마비 등 예방접종을 모두 끝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교수는 또 『최근 들어 B형 간염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생기는 신장병(신증후군)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 밝히고 철저한 B형 간염 예방접종을 권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어린이신장변환자 중 10%가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런 환자들은 특히 5∼6세 때 많이 나타나므로 얼굴이 붓는 등의 증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감기는 중이염을 일으켜 심하면 난청을 가져올 수 있는 등 후유증을 낳을 수 있으나 너무 과민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고교수의 지적이다.
특히 감기에 잘 걸린다고해서 일부 의사들이 편도선을 절제하도록 권유하는 예도 있으나 이는 도리어 면역방어기능을 떨어뜨리므로 금물이라는 것.
또 요즘 항생제의 오·남용 등으로 중이염의 경우 곪지 않고 물만 많이 괴는 새로운 패턴을 보이고 있으므로 항생제를 사용할 때엔 의사와 상의하는게 바람직하다.
국립의료원 소아과 계근찬박사 (감염·알레르기학)는 『환경공해 등 요인으로 부쩍 늘고있는 알레르기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아토피 체질을 가진 어린이들은▲어릴 때 태열이 있고▲감기에 자주 걸리며▲대개 천식성 기관지→천식→알레르기성 비염 순으로 「알레르기 행진」현상을 보이므로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 같은 질병 사슬은▲13∼14세 이전에 집안의 먼지를 없애주는 등 환경개선과▲수영을 통한 체질단련▲항알레르기 약물녹용으로 미리 끊어주어야 어른이 돼 고통을 당하지 않게 된다.
또 서울 일부 중산층 이상 지역의 경우 어린이 중 15∼20%가 비만증을 나타내고 있어 적절히 예방·치료해 지방간·당뇨병·고혈압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의료관계자들은 강조한다.
이 같은 육체적 적응력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정서적·사회적 적응력.
고교수이·『어린이는 만2세가 될 때까지 어른 뇌 기능의 80%까지 성장하므로 특히 맞벌이부부들의 아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나. 또 유치원·국민학교 저학년 시절 컴퓨터교육·영재교육 등 기능적인 교육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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