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간부등 24명 정밀조사/KBS농성자 45분만에 전원 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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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1개경찰서 분산 철야수사/주동여부 3등급 분류작업
「여의도작전」이라 명명된 이날 KBS농성자 연행작전은 작전개시 45분만에 별다른 충돌없이 끝났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매트리스 50여장,구급차 2대,조명차 4대등을 준비했으나 노조원들은 아무런 저항없이 자진연행됐으며 경찰은 1일 현재 KBS본관 주변에 13개 중대1천9백여명을 배치,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진입=경찰은 오후11시10개중대 1천5백여명의 병력을 KBS외곽을 2중으로 에워싸 배치한뒤 11시15분 사복연행조 4개중대 6백여명을 농성장인 2층민주광장으로 투입했다.
또 5개중대 7백50여명을 주조정실ㆍ뉴스센터등 주요시설이 있는 본관3,5,6층과 IBC건물 3층등에 투입해 층마다 1개중대씩 시설경비에 나서는 한편 각층 비상계단과 엘리베이터입구에 병력을 배치해 사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경찰은 민주광장에서 농성중이던 3백여명의 노조원들을 2중으로 포위한뒤 곧바로 시위주동 노조간부를 검거하기위해 사무실ㆍ스튜디오등 각층을 수색했다.
◇연행=11시23분 정동수영등포경찰서장이 농성노조원들에게 핸드마이크로 『안동수위원장등 7명의 구속영장을 집행하러 왔다』고 통고했으나 노조원들은 노래와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계속했다. 11시40분 정서장이 『이제 연행하겠다』고 또다시 통고하자 한 노조원의 『자,갑시다』라는 말에따라 노조원들은 모두 일어나 『질서』라는 구호와 함께 중앙현관과 계단을 통해 대기중인 11대의 전경호송버스에 일렬로 자진연행됐다.
경찰은 버스1대에 30명씩,자정까지 3백33명 전원을 연행해 중부ㆍ남대문ㆍ마포등 서울시내 11개경찰서에 나누어 철야조사를 벌였다.
◇수사=검찰은 1일 KBS사태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안동수비상대책위원장(42)등 7명 외에도 공정방송추진위 간사 이임호씨등 노조간부ㆍ비대위간부등 24명을 중점수사 대상자로 분류해 이들의 농성기간동안 행적등을 정밀조사,추가 사법처리 대상자를 가리기로 했다.
검찰은 이에따라 중점 수사대상자중 30일 연행자에 포함된 이씨등 4명을 제외한 나머지 20명과 안위원장등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7명의 신병을 빨리 확보토록 경찰에 지시했다.
한편 검찰은 연행된 KBS사원을 ABC 3등급으로 분류,불법행위를 주동했거나 극렬한 업무방해자는 A급으로 구속하고 불법행위에 적극 가담했거나 폭력을 행사한 사람들은 B급으로 불구속입건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농성에 단순가담한 사람들은 C급으로 분류,훈방키로해 연행된 KBS사원 대부분은 1일 저녁부터 훈방될 것으로 보인다.
◇대책=회사측은 제작관련부서 국장급간부 15명으로 가칭 제작정상화대책위(위원장 장한성)를 구성,사원들의 제작참여를 적극 권유키로 했다.
대책위는 이와함께 사내9개 협의회와 제작참여 문제를 협의,사원들의 자발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방침이나 공권력투입에 대한 사원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은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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