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음악제 가을 시즌 10월 27일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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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은 8~9월 40일간 열리는 여름 시즌 외에 부활절 시즌(4월초.9일)과 피아노 페스티벌(11월말.6일)을 따로 연다. 부활절 시즌(1만명)과 피아노 페스티벌(1만 2000명)은 여름 시즌(8만명)보다 방문객 수는 작지만 덕분에 루체른은 세계적인 음악도시가 됐다.

통영국제음악제(TIMF.이사장 이홍구)도 지난해부터 가을 시즌을 시작했다. 2003년 시작된 경남국제음악콩쿠르와 공연을 엮어 봄 시즌 못지 않은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에서다.

10월 27일 개막하는 TIMF 가을 시즌의 하이라이트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경남국제콩쿠르다. 2003년부터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부문을 거쳐 올해는 다시 첼로 부문이 실시되는 해다. 특히 올해 대회는 경남국제음악콩쿠르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산하 세계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 회원으로 승격된 후 처음 열리는 대회여서 눈길을 끈다.

올해는 17개국에서 온 66명이 수준높은 열띤 경연을 펼친다.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차이코프스키 콩쿠르.포퍼 콩쿠르 등 세계 주요 콩쿠르 입상자 등이 대거 지원했다. 세계적으로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부문의 콩쿠르는 많은 데 반해 첼로 콩쿠르는 드문 데다 올해 WFIMC 회원 승격으로 콩쿠르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제 규모의 첼로 콩쿠르는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 카잘스 콩쿠르, 포퍼 콩쿠르 등 몇 안된다.

심사위원장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시절 베를린 필하모닉의 첼로 수석주자를 지낸 볼프강 뵈처(베를린 국립음대 명예교수)다. 독일의 유명 오케스트라 첼로 수석주자 중 대부분이 그의 제자다. 윤이상 선생이 베를린 국립음대 교수로 있을 때 그의 작품을 연주하는 등 각별한 사이였다.

예심 심사위원을 맡은 현민자 연세대 명예교수는 "100곡이 넘는 협주곡을 위촉 초연한 로스트로포비치 덕분에 현대음악 중 첼로 협주곡이 무척 많다"며 "내년부터는 결선곡을 현대음악만으로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결선곡은 윤이상, 엘가, 슈만, 드보르작의 협주곡. 아쉽게도 윤이상 협주곡을 신청한 첼리스트는 예선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9월 중순께 확정될 본선 진출자들은 오는 10월 28~29일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차 예선을 갖고 10월 31일~11월 1일 오전 10시 2차 예선, 11월 3일 오후 5시 결선 및 시상식, 11월 4일 마산MBC홀에서 입상자 콘서트를 가진다.

가을 시즌의 테마는 윤이상을 비롯,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는 모차르트, 탄생 100주년을 맞는 쇼스타코비치치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독주회가 개막 공연,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이 피날레 공연을 꾸민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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