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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농산물 재배현장 주부견학단 줄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상추의 잎이 짙은 녹색을 띠거나 햇빛에 비춰보아 얼룩진 것은 일단 화학비료를 많이 준 것으로 의심해도 됩니다.』
11일 오전11시 경기도구리시 갈매동의 한 유기농산물농장 상추밭에서 70여명의 주부들이 열심히 농민 박영수씨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최근 「무공해」농산물에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농약이나 화학비료등을 사용하지 않고 퇴비위주로 농사를 짓는 서울근교등의 유기농법농장을 찾아 재배현장을 살펴보고 배우는 주부견학단이 줄을 잇고 있다.
이날 갈매동과 남양주군·여주·양평의 농가 네곳을 두그룹으로 나눠 방문한 1백70여명의 주부들은 최근 유기비료농법에 의한 무공해농산물재배 확산운동을 펴고 있는 대한주부클럽연합회에 의해 초청됐다.
농약의 남용으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와 토양·수질의 오염을 막자는 의도에서 현재 유기농법을 도입한 농가는 전국 2천여곳(농민 9천명)으로 이들 농가들은 대부분 한국유기농업 환경연구회에 가입해 유기농산물의 재배방법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재배확산에 힘을 모으고 있다.
갈매동의 경우 유기농법에 관심이 있는 1백47명의 농민이 6만평에 상추·쑥갓·시금치·아욱·근대·파등 6개품종을 재배하고 있지만 현재의 여건상 완전한 유기농법을 도입한 농민은 15명정도.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무공해농산물중 2%정도만이 유기농법을 써 무공해로 재배한 것입니다.』 엄격히 말해 「무공해」가 아닌 「저공해」농산물재배에 앞장서고 있다는 박씨가 도입하고 있는 재배농법은 다양하다. 계비·왕겨·우분등을 발효시켜 만든 퇴비와 흑설탕·물·콩 삶은 물을 섞어 발효시킨 흑설탕효소, 깻묵액비등을 영양제로 쓴다.
또 진딧물이나 기타 벌레퇴치를 위해 박하·마늘·은행잎등을 섞어 짓찧은 것을 잎면에 살포해주기도 하고 곰팡이병을 막기위해 감자가루·식용소다·탄산수등이 이용되기도 한다. 박씨는 『한 작물을 재배하기까지 일반 농가에서는 평균3∼4회의 농약을 뿌리지만 유기농법은 이같은 손쉬운 방법을 피하는 대신 작고 못생긴 야채류를 소량생산해 값이 30∼40%비싼 편』이라고 소개한다.
경기도남양주군 수낙산 기슭에 위치한 「무공해」콩나물재배농원은 10평크기의 현대식 콩나물시루(?)가 매일 3백g들이 콩나물 2천봉지(콩 2가마분)를 생산하고 있다.
주인 김경묵씨는 『수낙산의 맑은 물로 콩나물을 재배하고 있다』고 자랑하며 『이 물을 섭씨 18도정도로 데워 쓰고 실내를 섭씨23도의 온도로 유지하면 5일만에 뿌리도 비교적 짧고 질기지 않은 콩나물을 키워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이 재배하는 유기농산물들은 현재 유기농업연구회의 생산품으로, 또는 기타 무공해 농산물생산업체등의 상표가 붙어 서울시내 일부백화점들에 출하되고 있다.
이들 유기농가농민들은 유기농산물 보급 확대를 위해 4월말부터 서울 가락동시장안의 빈터를 빌려 딸기잔치·풋마늘 잔치등의 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들 농민들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할 수 있는 유기농산물 유통센터가 세워져 소비자들이 싼값에 농약이 안묻은 야채류등을 먹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구리시·남양주군=고연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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