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웰컴, 레이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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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문화센터 프로그램 기획자'는 백화점.할인점 등의 문화센터에서 여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일을 한다. '교육 플래너'나 '에듀케이터'로도 불린다. 유통점 문화센터의 주 고객은 주부들인 만큼 프로그램 기획은 이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는 여성이 많이 맡는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경우 담당자 43명 전원이 여성이다. 문화센터는 현재 홈플러스가 전국에 43개를 운영 중이다. 유통업체 중 가장 많다. 그 다음 롯데백화점.롯데마트(40개), 신세계백화점.이마트(19개) 순이다. 유통업체들은 앞으로 새로 짓는 백화점.할인점에 문화센터 공간을 갖출 계획이어서 관련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평생교육사 자격증 있어야=문화센터 프로그램 기획자가 되기 위해선 '평생교육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문화센터 운영업체 대부분은 이 자격증을 기본으로 요구한다. 어린이.고령자.주부.직장인 등 다양한 수강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강좌 개발 능력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 자격증은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관련 분야를 전공해야 딸 수 있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문화센터 담당 김성희(33)씨는 "해당 지역의 생활 수준과 문화적 특성에 맞춰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며 "사회 흐름을 간파하기 위해 신문.잡지 등을 열심히 읽는다"고 말했다.

수백 가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다양한 연령대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보다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경력자를 뽑는 곳이 많다. 업체들은 결원이 생기거나 신규 문화센터를 개설할 때 수시 채용 형태로 인력을 뽑는다. 급여는 경력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봉 수준은 3000만원 안팎이다. 수강생 모집 실적을 급여에 반영하는 곳은 연봉이 5000만원을 넘기도 한다.

◆강사.수강생과의 관계 중요=일반적으로 문화센터는 계절마다 수업을 진행한다. 문화센터 프로그램 기획자는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짜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십, 수백 개에 이르는 강좌의 강사를 선정하고 수강생 반응에 따라 특정 강좌를 없애거나 새로 만드는 일을 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센터 담당 황윤주(35)씨는 "유능한 강사를 발굴해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많이 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강사 선택이 강좌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어서 좋은 강사를 찾아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간혹 인기 강사 스카우트전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그때 강사와의 친소 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수백, 수천 명에 이르는 수강생의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면밀히 살펴 강좌 운영에 반영해야 하는 것도 문화센터 프로그램 기획자의 몫이다.

글=염태정 <yonnie@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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