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사상 최대 민주화 시위/25일 32개 도시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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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서만 100만 참가/출동 군­경 적극적으로 안막아/우려완 달리 큰 충돌없이 끝내
【모스크바=UPIㆍAP 연합】 소련의 관영매체가 1백만명으로까지 추산한 공산화 이후 최대규모의 군중이 25일 모스크바에 운집한 것을 비롯,시베리아에서 남부 그루지야 공화국에 이르는 모든 30여개 이상의 주요 도시에서 일제히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크렘린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당초 예고대로 전개된 이날 시위는 무장병력도 다수 포함된 경비군ㆍ경이 소극적으로 대처했고,보수세력주도의 대항시위가 사전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지되는등 앞서의 우려와는 달리 이렇다할 충돌사태없이 순조롭게 진행 됐다.
인민대의원 가브릴 포포프등 모스크바 시위를 주도한 급진개혁파 인사들은 크렘린 부근 모스크바 시내중심가에 운집한 군중에 행한 연설에서 『후손들이 이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자본주의냐,사회주의냐가 아니라 자유냐,종속이냐 둘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시위 지도부는 ▲복수후보 직선제 즉각 도입 ▲신설될 대통령직의 공산당과의 관계 단절 ▲정부 및 언론 등에 대한 당 간섭 배제 ▲비공산정당 즉각 인정 ▲당 권력독점 폐지의 조기 입법화 ▲개인농토 등을 포함한 사유재산권 전면인정 등을 촉구,군중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이날 시위경비에 나선 군ㆍ경병력은 크렘린궁을 비롯한 시내 주요 건물들을 삼엄하게 경비하는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시위대의 행진을 적극 저지하지 않았으며,일부 경비병력은 시위대를 배경으로한 외국 관광객의 사진촬영 요청에도 응하는 등 시위대에 적대감을 보이지 않았다.
경비병력은 더욱이 일부 보수세력이 모스크바에서 개혁반대시위를 벌이려하자 사전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저지하기까지 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시위는 이밖에 레닌그라드 및 그루지야 공화국 수도 트빌리시 등 모두 30여개 주요 도시에서도 10만여명으로 부터 수백명 규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파가 모인 가운데 일제히 전개됐으나 이렇다할 충돌사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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