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서울 논현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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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부산출신인 나에게 고향의 생선회 맛을 그대로 맛보게 해주는 곳이 바로「남강」(549)1309 이다.
매일새벽 부산에서 직송해오는 각종 활어는 우선 신선도에서 최고급이라고 할만하다. 전 문 생선횟집이니 만큼 광어·돔 등 뭐든지 있으나 그중 내가 가장 즐기는 메뉴는 바로 세꼬시다.
세꼬시란 어른 손바닥 길이의 3분의2쯤 되는 아주 어린 1∼2년생 도다리와 가자미를 재료로 만든 생선회 종류다.
가자미류는 어릴수록 감칠맛이 좋아 일단 성어가 되면 생선회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생선회는 일반적으로 초고추장이나 초간강등에 찍어먹고 있으나 세꼬시에는「막장」이라는 독특한 양념장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된장을 기본으로 파·참기름·마늘 다진 것 등 여러 양념을 적절히 배합해서 만든 것으로
배합비법에 따라 세꼬시의 맛이 한층 혀끝에서 오래 남게된다는 것이 이집 주인의 설명이다.
「남강」 은 지난 88년10월에 개업해 역사가 1년 반도 안됐지만 세꼬시에 대한 소문이 퍼져 저녁8시 이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다.
손님 중 80%이상은 앉자마자 우선 세꼬시를 주문한다.
세꼬시는 1인분에 1만원 안팎으로 값도 광어·돔 등에 비해 싸서 얄팍한 주머니로 생선회를 즐기려는 사람에게 제격일 듯 싶다.
나 같은 단골에겐 「다타키」라는 서비스음식도 곧잘 제공된다. 잡어를 잘게 부숴 양념장을 가미한 것인데 이 또한 이곳의 비법이며 상치쌈으로 먹으면 그 맛이 기막히다.
서울 논현동 영동백화점 바로 뒤쪽 주차장 옆이라 자가운전자들에게는 주차문제도 무난히 해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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