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춤 맥잇는 은율탈춤보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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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실향의 아픔을 달래려고 시작한 춤이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존속시키는 뜻 깊은 의미를 갖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더욱 열심히 민속예술보급에 힘쓸 작정입니다.』
황해도 탈춤 가운데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은율탈춤의 보급을 위한 은율탈춤보존회 장룡수회장(86)은 팔순 노인 답지 않게 다부진 계획을 펼쳐보였다.
황해도탈춤이 인천에서 꽃을 피우게 된 것은 장씨등 1·4후퇴때 월남한 은율출신 5명이 고향의 춤을 지키겠다는 취지에서 69년 모임을 가진 것이 첫 계기였다.
20여만명이나 되는 황해도출신 실향민들에게 은율탈춤은 바로 고향과 같은 것이었기에 그 보급과 전수는 무척이나 빨랐다.
이 보존회의 살림을 맡고 있는 총무 차부회씨(31)는 『어머니 양소운씨(67)가 봉산탈춤 보유자여서 어려서부터 우리춤을 가까이 할 수 있었다』며 『79년 유한공전 1년때부터 은율탈춤에 탐닉, 이젠 이수자가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배경 때문에 장회장등이 앞장선 은율탈춤은 78년2월부터 중요무형문화재 제61호로 지정 받기에 이르렀으며 그해10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참가, 문화공보부장관상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83년 인천이 전승지로 지정돼 회원들의 숙원이던 전수관이 문화공보부·인천시지원으로 수봉공원에 지하1층·지상2층 규모로 건립되면서 은율탈춤은 황금기를 맞게 됐다.
전수관건립으로 회원들의 의욕이 솟아 매주3회씩 이론과 실기를 익히고 연2회의 강습회를 통해 기초과정 수료생을 6백여명이나 배출했다.
요즘에도 각 대학의 민속연구회·직장인 모임등에 출강, 기초과정을 습득케 하고 있다.
현회원은 70여명.
기능보유자·준보유자 4명외에 이수자·전수자·회원 대부분 20대이며 일부가 30대인 점이 특색.
보존회측은 90년부터 문호를 남녀노소에 전면 개방할 계획이다.
회원들은 다음과 같다.
▲보유자=장룡수·김춘신·김영택 ▲준보유자=민남순 ▲이수자=차부회(보존회총무)·변동원·최흥기·고영진·박일흥·안선균·윤순자·최정학·서항영·장경숙·김윤석·남미영· 박덕상 ▲전수자=조중휘·서유철·김수현·최순선·김남희·이광수·신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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