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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졌지만 여론 달랐다···배구 '졌잘싸' 야구엔 분노 청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자 배구와 남자 야구는 도쿄올림픽에서 나란히 준결승까지 올라갔다.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시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앉은 것도 똑같다.

여자 배구는 6일 브라질에 0-3으로 패하며 한계를 절감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는 일본과 준결승에서 패한 데 이어 미국과의 패자 준결승에서도 무릎을 꿇고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겉보기엔 크게 다를 게 없는 패배지만 두 팀을 향한 팬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배구 김연경이 6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득점 성공에 환호하고 있다. 뉴스1

배구 김연경이 6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득점 성공에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졌지만 잘 싸웠다" 배구 향한 박수  

배구 대표팀은 브라질에 완패했지만 팬들은‘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뜻의 신조어)라며 위로하며 손뼉을 치고 있다.

“이미 우리에겐 금메달”, “지금까지도 너무 멋진 경기”, “기적적으로 이겨서 동메달 따길”, “부상 조심”, “4강까지 와준 것도 고맙다” 등 팬들의 반응은 칭찬 일색이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딛고,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매 경기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에 팬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홈팀인 일본과 예선전과 한 수 위로 평가받은 터키와의 8강전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는 것에 반해 배구 팬이 됐다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경기에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준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 경기에서 패배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엔 비난 쇄도 “군 혜택 반대” 청원도 등장 

반면 야구 대표팀에는 팬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더라도 군 면제 혜택을 주지 말아달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청원인은  “현재의 병역특례법은 스포츠를 통한 국위 선양을 독려하기 위해 제정됐고,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받을 경우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며 “과연 도쿄올림픽에서 야구팀이 국위 선양을 했다고 누가 생각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선수들이 병역 혜택만 신경 쓰고 있다는 오해도 사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패자 준결승에서 미국에 패한 뒤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려고 오지 않았고, 국민과 팬들께 납득 가는 경기를 하러 왔다”고 말했지만 적지않은 팬들이 이 발언을 수긍하지 않았다.

“동메달이라도 땄으면 좋겠다”, “본인들은 얼마나 더 속상할까”라며 응원하는 팬들도 있지만 “좋은 말이 나오지 않는다”, “믿을 건 배구밖에 없다”, “이러고 동메달 따면 혜택 다 받냐”라며 실망을 감추지 않는 팬도 많다.

야구 대표팀은 대회 이전부터 프로야구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숙소에서 여러 명이 모여 술을 마시며 방역수칙을 어긴 게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여자배구는 8일 오전 9시 세르비아와 동메달을 놓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야구는 7일 낮 12시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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