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천막 99.7% 치웠다…경기 백운계곡에 몰리는 피서객들

중앙일보

입력 2021.07.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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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백운계곡. 기암괴석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오히려 생소했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평상·천막·방갈로 등이 계곡변을 뒤덮고 있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3.8㎞ 구간을 ‘점령’했던 1953개의 불법 시설물은 모두 치워졌다.

시민 품으로 돌아온 청정계곡…물놀이객 붐벼

계곡물에는 피서객이 띄엄띄엄 모여 앉아 물놀이를 즐겼다. 튜브를 탄 채 부모와 물놀이 중인 어린이도 많았다. 제 모습을 드러낸 계곡변에 갖춰진 800개의 공용 파라솔과 테이블, 의자는 피서객이 이용 중이었다. 안전계단과 난간이 설치되고 포토존도 마련됐다. 낡고 허물어진 계곡 옆 제방도 보수됐고, 구름다리 2개도 새로 조성됐다. 피서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지키는 편이었다.

불법 시설물이 점령하고 있던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변의 2019년 여름 모습. 포천시

불법 시설물이 점령하고 있던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변의 2019년 여름 모습. 포천시

불법 시설물이 철거되고 정비된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현재 모습. 지난 26일 오후 기암괴석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자연 계곡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 중이다. 전익진 기자

불법 시설물이 철거되고 정비된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현재 모습. 지난 26일 오후 기암괴석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는 자연 계곡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 중이다. 전익진 기자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이명철(40·자영업·서울 상계동)씨는 “과거처럼 비싼 자릿세를 내지 않고 바가지요금을 내고 음식을 사 먹지 않게 됐다. 제모습을 드러낸 계곡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어 “사람이 밀집하지 않고, 탁 트인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계곡이 코로나19 시대에 딱 맞는 휴식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릿세, 바가지요금 사라져”

백운계곡은 한 단계 더 발전을 앞두고 있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현재 용역을 발주해 백운계곡 일대를 재개발하고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산정호수와 연계해 관광과 먹거리, 휴양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수도권 최고의 관광명소로 가꾸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50년 이상 경기 지역 하천과 계곡을 불법 점령하고 있던 평상·천막 등 불법 시설물은 어떻게 2년여 만에 사라졌을까. 이는 경기도가 추진한 ‘청정계곡 복원사업’의 결과다. “깨끗한 하천 계곡을 도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책으로 2019년 6월부터 추진됐다. 경기도는 2019년 9월부터 현재까지 25개 시·군 234개 하천·계곡에서 1601개 업소의 불법 시설물 1만1727개를 적발, 이 중 1578개 업소의 1만1693개를 철거하고 99.7% 복구를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경기 234개 하천·계곡, 불법 시설물 99.7% 복구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하천·계곡의 불법 점거가 재발할 것에 대비해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경기도는 시·군 공무원 및 하천·계곡 지킴이 등을 동원해 단속반을 운영 중이다. 다음 달 31일까지 예정으로 지난 11일부터 하천·계곡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불법행위 단속은 물론 방치된 잔재물도 조사해 적발사항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 행정대집행 등 행정처분과 형사고발을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하천·계곡 지킴이 100여명을 선발, 하천 불법 단속업무와 하천정화 활동을 하는 ‘하천·계곡 상시감시체계’를 구축했다. 또 사유지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한 ‘하천 사유화 지역’을 조사, 법률 검토 및 하천 접근로 설치 등 대안을 찾아 하천이 독점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하천·계곡 상시감시체계’ 구축 

포천시의 경우 백운계곡의 야간 불법행위도 단속 중이다. 이종량 포천시 하천관리팀장은 “청정 백운계곡 유지를 위해 상인회와 공동으로 야영, 취사, 차박, 쓰레기 투기 등 불법행위에 대한 야간 계도 및 단속 활동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지난해 5월 26일 경기도 가평군 북면 용소폭포에서 열린 경기도 청정계곡 생활SOC 준공식에서 정비된 계곡을 돌아본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지난해 5월 26일 경기도 가평군 북면 용소폭포에서 열린 경기도 청정계곡 생활SOC 준공식에서 정비된 계곡을 돌아본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기도

경기도는 한 걸음 더 나가 철거가 완료된 하천과 계곡에 관광 명소화 사업, 생활 SOC 사업, 공동체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한다. 관광객 유치와 주민편의 증진, 지역경제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성훈 경기도 건설국장은 “하천·계곡 불법행위 근절대책으로 청정계곡으로 거듭난 만큼 불법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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