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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난 목동아파트 10억 넘게 오를 줄 알고도 판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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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의 대선 출마 일성은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을 되돌려놓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다섯 번 싸워 진 적이 없다”는 선거 이력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클래스가 다른 나라, 차원이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비대면 기자회견을 연 그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라는 국민의 분노가 크다”면서도, 자신이 심판의 적임자가 되어야 “정치 보복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논리를 폈다.

원희룡 제주도 지사가 20일 오후 서을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제20대 대선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원희룡 제주도 지사가 20일 오후 서을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제20대 대선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그의 출마 선언문 곳곳엔 “실패한 정권이 더 무서운 권력으로 연장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자기편이 아니면 적폐로 몰린다”와 같은 현 정부에 대한 날 선 표현이 담겨 있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임대차 3법·탈원전·주 52시간제 등을 열거한 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을 망친 이 모든 정책을 되돌려 놓겠다. 혈세가 아니라 국가 찬스로 기회를 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경쟁력으로 ▶보수 정통성과 중도 확장성을 겸비한 득표력 ▶정치와 행정을 모두 아울렀던 경력 ▶검증된 도덕성 등을 꼽았다. 그는 “제대로 된 심판은 모두가 승복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사람이 하는 청산은 보복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지난 대선에서 실패한 사람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하다 갈라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나 지난 대선에 나섰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또 “경험은 많지만 흠결은 없다”, “부패한 기득권이 아니다”라고 자평하면서, 그 예로 “2014년 제주지사가 되면서 목동 아파트를 팔고 간 건 10억 원 넘게 오를 것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주위에선 집값 오른다고 전세 놓고 가라고 했지만 공직자는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 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7월 20일 오후 서을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렬린 '한국기자협회 제20대 대선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원희룡 제주도 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 7월 20일 오후 서을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렬린 '한국기자협회 제20대 대선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원 지사는 1호 공약으로 ‘100조원 규모의 담대한 회복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선되자마자 헌법에 따른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동하고 100조원의 예산을 확보해 코로나19 사태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취임 1년 차에 50조원을 코로나로 손실을 본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게 전액 지원하겠다”며 “이후 매년 10조원씩 5년 동안 예산 편성 변경을 통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생존 기반을 다시 만드는 데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화상 연결로 진행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선 “비록 지금은 지지율이 낮지만, 경선이 본격화되면 누가 문재인 정부와 대척점에 있었느냐보다 누가 대한민국을 잘 이끌고 만들 수 있는지로 질문의 초점이 바뀔 것이다. 원희룡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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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의 시대정신은.
“공정과 혁신이다. 국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이념적 망상과도 단호히 결별하겠다.”
야권 최종 후보는.
“나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에 나올 것이다.”

그는 “당내 후보 중 유승민 후보에겐 보수 정통 면에서, 홍준표 후보에겐 중도 확장성 면에서 내가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선 “당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적이 아니라 동지로 인정하고 보호하는 데서 우리의 대선 승리 공식이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사직 사퇴 시점에 대해선 “코로나19 재확산 고비를 넘긴 뒤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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