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림수로 수원 더비 승패 바꾼 수원FC 이영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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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수원삼성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넣은 수원FC 이영재. 정시종 기자

20일 수원삼성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넣은 수원FC 이영재. 정시종 기자

이영재(27)의 노림수가 수원 더비 승패를 바꿨다. 수원 FC가 1골 1도움을 올린 이영재의 활약을 앞세워 수원 삼성을 5년 만에 이겼다.

수원 FC는 2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0라운드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수원 FC는 2016년 10월 2일 열린 K리그 수원 삼성 원정 경기에서 5-4 승리를 거둔 이후 5년 만에 수원 더비에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수원 FC(24점·6승 6무 8패)는 8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수원 FC 미드필더 이영재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영재는 0-1로 뒤진 후반 37분 하프라인부터 드리블해 상대 진영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힐패스로 라스에게 찬스를 만들어줬고, 라스가 오른발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44분엔 라스가 문전 쪽으로 올라온 공을 헤딩으로 떨궈줬고, 타르델리가 이 공을 잡을 때 골키퍼 양형모가 건드리는 파울을 범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이영재는 왼발로 왼쪽 구석을 노려 성공시켰다.

이영재는 "보통 경기 전날 라스, (양)동현이 형, 무릴로가 페널티킥 연습을 한다. 동현이 형이 있으면 차는데 (교체되어)상의를 했다. 내가 (3살 차이인 양)형모 형을 대학생 때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차던 방향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반대로 찼다"고 설명했다.

이영재는 "휴식기 이후 첫 경기라 경기력이나 체력적인 부분을 걱정했다. 우리 선수들이 잘 준비했던게 경기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20일 수원삼성전에서 동점골을 터트린 뒤 어시스트를 한 이영재(오른쪽)와 기뻐하는 수원FC 라스. 정시종 기자

20일 수원삼성전에서 동점골을 터트린 뒤 어시스트를 한 이영재(오른쪽)와 기뻐하는 수원FC 라스. 정시종 기자

이영재는 발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뛰고 있다. 이영재는 "3월 FC 서울전 이후 급격히 안 좋아졌다. 한 달 넘게 쉬기도 했고, 통증도 심해서 병원에선 수술을 권했다. 지금은 치료와 보강훈련으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강원에서 뛴 이영재는 올해 수원FC로 이적했다. 하지만 부상 탓에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이영재는 "한 단계 성장해야하고, 보여주지 못하면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생각이었다. 5월에 복귀하면서 팀 성적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영재는 U-23세 이하 대표팀을 거쳐 2019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최근엔 벤투호에 소집되지 못했다. 그래도 이영재는 대표팀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그는 "대표팀엔 뽑히지 못했고, 출중한 선수들도 미드필더진에 많다.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올거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K리그2에서 승격한 수원FC는 초반 부진을 딛고 중위권을 달리고 있다. 김도균 감독은 강등을 피하는 것은 물론 상위 스플릿을 내다보고 있는데,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이영재는 "초반에 힘든 상황이었지만 감독님이 성적 면에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그래서 선수들이 감독님에게 고마움이 있었다. 잘 하려고, 뭉치려고 했다. 팀내 트러블이 없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며 "보강된 선수들까지 잘 하면 더 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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