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 5명 동시 XX 행위" 美 발칵···女교도관 500명 소송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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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죄수 5명이 동시에 성기를 드러내고 여성인 나를 향해 XX 행위를 한 적이 있다. 그들을 제재하고 징계해야 다른 이들이 비슷한 행위를 하는 걸 막을 수 있다."

미국 쿡 카운티에서 28년간 일했던 여성교도관 보니 파커의 말이다. 미국 시카고를 포함하는 광역자치구 쿡 카운티의 전·현직 여성 교도관 500여 명이 남성 재소자들로부터 상습 성희롱을 당했다며 교정 당국과 카운티를 향해 소송을 냈다. 당국이 성희롱 방지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9일 시카고선타임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현직 여성 교도관들은 2017년 처음 연방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고 집단소송 허가를 신청했지만, 법원이 거부해 529명이 개별소송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개별소송에 합류한 여성교도관들을 원고에 추가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쿡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쿡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여성교도관들은 "남성 재소자들이 여성 교도관들 앞에서 음란행위를 하거나 성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막기 위해 당국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소송 제기 4년이 지났지만, 당국 등은 교도소 직원들을 보호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송 대리를 맡은 카린레더러 변호사는 "여성교도관들은 최악의 괴롭힘을 견뎌내며 교도소에서 의료·보안·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하지만 카운티와 보안관청은 이들에게 배신감만 안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성 상관이나 동료들에게 여성교도관들이 어려움을 토로했지만 무시당하기 일쑤였다"며 "대부분 웃어넘기고, 피해자를 탓하거나 '교도소에서 일하면서 뭘 기대하나,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을 듣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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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교도관으로 일해온 바바라언셀드는 "일부 여성 교도관은 재소자들의 성희롱을 견딜 수 없어 일을 그만두기도 한다"며 "쿡 카운티 교도소는 그 어떤 교도소보다도 여성들에게 안전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정당국은 대변인을 통해 "재소자들이 교도관들을 성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의상 사용, 징계 수위 강화 등 대책을 마련했다"며 "교도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재소자들의 성적 비행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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