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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연기론’ 25일로 결정 미뤄…갈등 계속 될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대선후보 경선 시점에 대한 결정을 25일로 미뤘다. 사진은 지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대표(왼쪽 두번째)가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대선후보 경선 시점에 대한 결정을 25일로 미뤘다. 사진은 지난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대표(왼쪽 두번째)가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2일 저녁 당 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선 후보 선출 시점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현행 당헌에 규정돼 있는 ‘180일 전 선출’을 기본으로 해서 대선경선기획단이 선거일정을 포함한 기획안을 25일 최고위에 보고하고, 그 보고를 받은 뒤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당내에선 이날 송영길 대표가 경선 연기 논란을 끝낼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앞서 송 대표가 이날 낮에 열린 의원총회 종료 직전 “오늘 오후 최고위에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 최고위회의에선 표결은 하지 않고, 각자의 의견만 주고받았다고 한다. 고 대변인은 “당헌에 있는 규정대로 기획안을 만들어보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논의하고 결정하자는 취지”라며 “(양측 주장이) 약간의 절충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선 송 대표와 김용민·백혜련·이동학 최고위원이 “이른 시일 안에 경선 시점 논쟁을 원칙대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경선 연기 불가 입장을 냈다고 한다. 이에 강병원·김영배·전혜숙 최고위원이 “경선 연기론에 타당성이 있으니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대선 180일 전에 후보 선출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면 그 안을 가져오라”고 맞섰다고 한다. 다만 양측 모두 당장 이 안건을 표결에 부치거나, 바로 당무위 논의로 넘기자고 주장하진 않았다.

결정을 미루면서 당장의 정면충돌은 피한 모습이지만, 경선 연기론을 둘러싼 잡음은 25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양측 의원 24명이 찬반 토론에 나서면서 전면전을 방불케 하는 설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송 대표가 “지난해 당헌·당규를 고칠 당시 당 대표 선거에 나왔던 후보들의 공감대를 이뤄 진행됐다”고 말했을 땐, 이낙연 전 대표 측 설훈 의원이 “의원으로서 얘기와 당대표로서 얘기는 다르다. 당대표로서 얘기하라”고 면전에서 항의하는 소동도 일어났다.

특히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이날 당무위 소집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면서 다음 단계 싸움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선 연기론을 주장하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경선 연기는 꼭 이번 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하지 않더라도, 후보등록일 이전까지 언제든 결정하면 된다. 우리 입장에선 급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이날 결정에 대해 사실상 ‘180일 전 선출’로 가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장 23일 열리는 당무위원회에선 ‘경선 연기’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지나가게 된 데다, 25일 대선경선기획단이 경선 기획안 초안을 제출하도록 하면서 사실상 대선 경선 준비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송 대표는 경선 연기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다만 최고위에서 표결하는 것 자체가 당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만큼, 시간을 갖고 설득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김준영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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