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 박신자, "80 인생에 뜻밖의 큰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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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이끈 박신자(오른쪽 둘째)가 박정희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중앙포토]

1967년 세계선수권 준우승을 이끈 박신자(오른쪽 둘째)가 박정희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중앙포토]

“인생 80에 기대하지 않은 뜻밖의 영광과 큰 선물을 받아 기쁘다.”

국제농구연맹(FIBA) 명예의 전당 선수 부문에 아시아 최초로 헌액 된 박신자(80) 여사가 밝힌 소감이다.

FIBA가 지난 6일 디지털 세리머니 녹화 후 18일 스피치 영상을 공개했으며, 대한민국농구협회가 21일 박 여사의 소감을 전했다.

박 여사는 “1950년 한국 전쟁을 겪고 1953년부터 1967년까지 14년 동안 농구가 너무 좋고 재미있어서 미친 듯이 빠졌다. 농구는 제 인생의 전부였다”고 말했다.

‘한국 농구 여왕’ 박 여사는 1967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열린 FIBA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키 1m76㎝ 박 여사는 동유럽 장신 선수들을 상대로 기술 농구를 보여줬다.

박신자(윗줄 왼쪽 둘째)는 지난 3월 FIBA 명예의 전당 선수 부문에 헌액됐다. [사진 FIBA]

박신자(윗줄 왼쪽 둘째)는 지난 3월 FIBA 명예의 전당 선수 부문에 헌액됐다. [사진 FIBA]

그는 “뿌린 만큼 거둬 들인다, 즉 연습한 양만큼의 승패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인생의 큰 교훈을 농구를 통해 배웠다. 그 후 살면서 무엇을 하든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 여사는 “농구는 팀워크를 중요시하는 팀 스포츠다. 선수 때부터 지금까지 국민과 팬들에게 혼자만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아 항상 죄송하다. 이 영광과 기쁨을 모든 코치 선생님들과 대한민국농구협회, 선·후배 농구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우리는 한 팀이었다”고 말했다.

박 여사는 지난 3월 FIBA 명예의 전당 선수 부문에 ‘캐나다 농구 전설’ 스티브 내시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이 FI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건 2007년 공로자 부문에 뽑힌 고 윤덕주 여사 이후 두 번째다. 선수 부문에서는 박 여사가 최초다. 아시아 국적 중에서는 이번에 뽑힌 일본의 사코 겐이치와 함께 처음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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