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출근? 직장 옮기겠다"···美 이직률 20년 만에 최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 앞 월스트리트 표지판.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 앞 월스트리트 표지판.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은 미국에서 이직률이 지난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미 기업들이 이직하려고 사표를 내는 기존 직원들을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직장을 떠난 미 노동자 비율은 2.7%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전 이직률은 1.6%였다.

미 금융회사 푸르덴셜파이낸셜이 지난 3월 직장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분의 1이 "이직을 준비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WSJ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노동자들의 인식 변화가 이직률 급등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상당수의 노동자가 재택근무를 하게 됐고, 혼자 일하는 시간이 증가한 만큼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이직률이 높아진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꼽힌다. 우선 재택근무를 경험해 본 직장인들이 코로나19 봉쇄 해제 후 다시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을 꺼린다는 점이다.

또 팬데믹 기간 입사해 회사에서 대면 근무를 해본 적 없는 직장인들의 경우 비교적 쉽게 이직을 택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실직한 배우자의 몫까지 메우기 위해 급여 수준이 더 높은 곳으로 옮기려는 직장인들도 있다.

아울러 미 정부가 지원금 등 경제 정상화를 위한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구인에 나선 것도 이직을 부채질하고 있다.

WSJ는 이같은 복합적인 이유로 기업의 인적자원 담당 임원이나 노동 전문가들은 실제 '이직 대유행' 현상을 목도하는 중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