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도 코로나 걸리면? …美 CDC "덜 아프고 전파도 덜 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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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백신을 접종할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볍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도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CDC 3900명 연구 결과 공개 #'돌파감염' 발열·오한 60% 감소 #아픈 기간도 평균 6일 줄어 #바이러스도 40% 적게 검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의료 종사자, 응급 요원, 최전방 근로자, 필수 노동자 등 397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CDC는 직업상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이들을 연구 대상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 감염'에 대해 구체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건 처음이다.  

CDC는 코로나19에 감염된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백신을 한 차례나 두 차례 맞은 사람은 안 맞은 사람에 비해 코로나19에 감염돼 앓는 기간이 평균 6일, 침대에 누워있는 기간이 평균 2일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신 접종자는 미접종자에 비해 발열이나 오한 같은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60%가량 줄었다. 일부 접종자에게선 증상이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돌파감염자'는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옮길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맞은 사람의 코에선 바이러스가 40%가량 적게 검출됐다. 또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기간도 미접종자에 비해 6일 적었다.  

연구 대상자들 중 '돌파 감염' 사례는 5%로 나타났다고 CDC는 밝혔다.   

CDC는 "이 연구는 mRNA 백신을 한 차례나 모두 맞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효과를 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연구"라면서 "백신을 맞아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선 또 mRNA 백신을 두 차례 맞은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91% 감소하고, 한 차례만 맞아도 감염 위험이 81% 감소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AP=연합뉴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AP=연합뉴스]

또 이날 발표된 CDC의 '질병·사망률 주간보고서(MMWR)'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미국에선 백신 접종률이 높은 연령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 환자, 사망자의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CDC 연구진은 백신이 보급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29일∼12월 12일과 백신 접종이 진행된 올 4월 18일∼5월 1일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응급실 방문자, 입원 환자, 사망자 수를 연령대별로 파악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백신이 보급된 이후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79%, 50∼64세에서 71%, 18∼49세에서 66% 줄었다. 응급실 방문자는 백신 보급 후 모든 성인을 통틀어 59% 감소했고, 65세 이상에서의 감소 폭이 77%로 가장 컸다. 원 환자 역시 백신 보급 뒤 전체적으로 63% 줄었는데, 65세 이상에서 78%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사망자의 경우 65세 이상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지만 이들의 비율이 백신 보급 전 84.2%에서 보급 뒤 68.0%로 떨어졌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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