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죽마고우 이철우 "尹 국힘 입당 결정 안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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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설은 억측이다.”

윤석열(61) 전 검찰총장의 ‘죽마고우’인 이철우(60)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6일 오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직접 들은 내용임을 전제로 “윤 전 총장은 좀 더 국민의 뜻을 살피고 싶어한다. 그런 기회들을 더 갖고 싶어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윤 전 총장과 서울 대광초-서울대 법대 동기인 이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속내를 털어놓는 몇 안 되는 최측근이다. 그간 직접 언론에 나서지 않았지만, 최근 윤 전 총장의 의중이 잘못 알려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에 처음으로 공식 인터뷰에 응했다. 이 교수는 “윤 전 총장 측근이라는 사람들의 입으로 갖가지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며 “난 측근도 아니고 동지도 아닌 그냥 친구다. 친구로서 정확한 진의를 전달하고 싶어 당당하게 이름을 걸고 나섰다”고 말했다.

이철우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광복관 자신의 연구실에서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김경록 기자

이철우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광복관 자신의 연구실에서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김경록 기자

언론 보도 중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은가.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는 이야기가 제일 큰 억측이다. 본인한테 정말 ‘입당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어떤 결정도 한적이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최근 윤 전 총장과 소통한 정치인들은 “그의 입당이 가시화됐다”고 한다.
“그분들은 정치인이니까 윤 전 총장의 말을 정치적으로 해석해서 전달했을 것이다. 거기에 언론의 해석이 붙으면서 과장됐다.”
진의가 왜곡됐다는 건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설명을 들어보니 이해가 가더라. ‘내가 처음부터 정치하겠다고 한 게 아니지 않으냐. 난 국민한테 소환돼서 나왔다. 그러니 날 소환한 국민이 가리키는 길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 국민의 열망과 바람에 따라 할 것’이라는 게 윤 전 총장의 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 후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제공.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 후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제공. 뉴스1

이 교수는 “윤 전 총장과 지난 3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통화했다”며 “통화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도 괜찮겠냐’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사퇴 이후 언론과 직접 소통하지 않는 ‘비대면 간접 정치’를 선택해 ‘측근 발 미확인 언론 보도’를 자초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간접정치에 따른 부작용 아닌가.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윤 전 총장에게 공보 창구를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나 같은 사람에게도 기자들 전화가 오는 게 이상하지 않으냐(웃음). 그랬더니 윤 전 총장이 ‘내가 아무리 검찰을 떠났어도, 후임자가 결정되고 검찰 인사가 마무리 될 때까진 기다리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게 자기가 몸담았던 조직에 대한 예의라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후임인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 1일 임기를 개시했다.)
후임자도 정해졌으니 이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는 건가.
“그런 것까진 내가 물어보지 않았다. 다만 대신 이제 곧 공보를 담당할 사람을 정하겠다고 하더라. 이번 주는 윤 전 총장의 개인적인 일정들이 있어서 어려울 것 같고, 그 다음 주 정도가 되면 기자들이 좀 편해질 것 같다(웃음).”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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