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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 삭제? 놔둬"···타이타닉은 잊어라, 케이트 윈슬렛 민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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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의 케이트 윈슬렛. HBO 제공, AP=연합뉴스

최근작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의 케이트 윈슬렛. HBO 제공, AP=연합뉴스

배우 케이트 윈슬렛을 아직도 ‘타이태닉’의 그녀로만 기억하고 있다면, 시대착오다. 1975년생 배우 윈슬렛은 가난한 청년과 사랑에 빠지는 부잣집 아가씨 캐릭터를 뛰어넘어 진화 중이다. 최근작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Mare of Easttown)’에선 화장기 하나 없이 머리는 질끈 동여매고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로 등장한다. 대사 중 욕설은 약방의 감초처럼 자주 등장한다. 그런 윈슬렛에게 세계는 열광 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부터 영국 가디언까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 시리즈의 종영에 맞춰 윈슬렛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살인의) 참혹함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다”(가디언) “필라델피아 출신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지역 억양까지 연구한 몇 안 되는 배우”(슬레이트 닷컴) 등의 극찬이 나왔다.

'타이타닉' 명장면. [중앙포토]

'타이타닉' 명장면. [중앙포토]

그 중에서도 NYT의 유명 칼럼니스트 중 ‘쎈 언니’ 이미지를 담당하는 모린 다우드의 장문 인터뷰가 눈에 띈다. 다우드는 지난달 31일 셀럽 인터뷰 시리즈인 ‘위드(With)’에서 윈슬렛을 영상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퓰리처상 수상자인 다우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최고의 셀럽만 골라 인터뷰를 해왔다. 다우드가 이번 인터뷰에서 집중한 것은 윈슬렛의 민낯이다.

윈슬렛은 다우드에게 “나는 곧 46세가 되고, 이 캐릭터를 중년 여성으로서 있는 그대로, 필터 없이 드러내고 싶었다”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내면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나름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평범한 여성이고, 그를 연기하기 위해선 필터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NYT는 기사 제목도 ‘윈슬렛에겐 필터가 없다’로 달았다.

'쎈 언니' 캐릭터인 뉴욕타임스의 스타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 [NYT 홈페이지]

'쎈 언니' 캐릭터인 뉴욕타임스의 스타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 [NYT 홈페이지]

한때 한국 검색창에서 윈슬렛의 연관 검색어는 한때 ‘90㎏ 여배우’였다. 마냥 마르기만 한 배우가 아닌데다, 자신의 그런 몸매에 거리낌이 없다.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베드신에서도 몸매 보정을 한다거나, 날씬하게 보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우드는 “1회에서 소파 베드신이 있었는데 (윈슬렛의) 뱃살이 카메라에 잡혔다”며 “감독이 ‘그 장면 삭제할까?’고 묻자 윈슬렛은 ‘감히 절대로 삭제하지 마!’라고 답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윈슬렛이 정작 이 장면에서 신경을 썼던 건 중년 여성의 베드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문제였다고 한다. 윈슬렛은 다우드에게 “이에 대해 남편에게 ‘손녀까지 있는 중년여성이 소파에서 베드신을 한다는 게 괜찮을까?’라고 묻자 남편은 ‘케이트, 멋있는데, 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윈슬렛은 영화감독 샘 멘데스 등과 두 번 결혼했다 이혼했다. 현재 남편은 8살 연하인 사업가 에드워드 스미스다. 한때 ‘네드 로큰롤’이라는 가명으로도 활동했다.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메어 오므 이스트타운.'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았다. HBO 제공, AP=연합뉴스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메어 오므 이스트타운.' 전 세계적으로 호평받았다. HBO 제공, AP=연합뉴스

윈슬렛은 두 번째 이혼 이후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번 세 번째 결혼으로 행복을 찾은 듯 하다. 그는 다우드에게 “남편은 비인간적일 정도로 완전 멋진 가정주부(主夫)”라며 “내가 뭔가 부탁을 하면 ‘뭐든 말만 해’라고 한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배우로서의 윈슬렛은 세트장에선 꽤나 진지한 편이라고 한다. 다우드는 “윈슬렛은 후배 배우들에게 꽤나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소셜미디어에서의 이미지와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혼동하지 말라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윈슬렛은 다우드에게 “요즘 들어 제작진들이 ‘딱히 그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진 않았지만 소셜미디어 팔로워 숫자가 많으니 했다’고 말하는 빈도가 늘었다”며 “소셜미디어에서 존재감이 강하면 강할수록 현실세계에선 존재감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윈슬렛은 이어 “소셜미디어에 음식이며 자기 셀카를 찍어 필터를 넣어 올리면 그건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미지가 되어버릴 뿐”이라며 “아무리 배우가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게 직업이라고 해도, 연기는 현실의 나의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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