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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도 공급 유지에 전문가들 "주택시장 안정 효과 기대하기 힘들다"

중앙일보

입력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의 첫 선도사업 후보지(역세권)로 지정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연신내 인근 모습.  연합뉴스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의 첫 선도사업 후보지(역세권)로 지정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연신내 인근 모습. 연합뉴스

“주택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27일 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가 의원총회를 거쳐 발표한 ‘주택시장안정을 위한 공급ㆍ금융ㆍ세제 개선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공공 주도의 2ㆍ4 공급대책 기조를 유지한 데다가 다주택자의 매물을 묶고 있는 양도세 부담 완화는 확정 짓지도 못했고, 임대시장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는 주택임대사업자 중 매입임대 신규 등록은 아예 폐지하기로 한 탓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전체적으로 시장 안정 ‘정책’보다 ‘정치’ 냄새가 짙다”며 “종부세와 양도세는 결론 내리지도 못하고 재산세와 대출 완화로 찔끔 생색낸 정도”라고 평가했다.

공급은 2ㆍ4대책 차질없이 추진

민주당은 이날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들어선 지난 4년간 공급이 충분치 못했다”며 기존 공급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공급대책으로 2ㆍ4대책에서 도입한 도심 공공주택복합개발 사업에 청년ㆍ신혼부부 주택 1만 가구를 더 공급하기로 했다. 송영길 대표가 주장해온 ‘누구나 집’도 지자체 소유부지를 활용해 1만 가구 시범 공급할 계획이다. ‘누구나 집’은 신혼부부 및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가 집값의 6~20%로 10년간 장기임대 거주한 후 최초 입주 때 가격으로 분양받게 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도심 공공주택복합개발 사업으로 19만6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으로 26일 4차 후보지를 발표했다. 이로써 서울 등 전국 46곳에 5만26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후보지를 선정했다. 이 중 주민 동의 10%를 받아 예정지구로 지정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곳은 12곳(1만9200가구)대. 실제 사업이 추진되려면 주민 동의 3분의 2를 받아야 한다.

공급 부지 확보가 아니라 후보지 선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효과를 당장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기존 정책 추진도 속도감이 떨어지는데 또 공급대책을 내놓아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시급한 주택공급 확대에서 기존 대책 유지하는 것 외에 눈에 띄는 대책이 없다”며 “공공 중심의 공급 방식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민간 주택 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집값 많이 올랐는데 재산세율 찔끔 완화 

여당은 공시가격 6억~9억원 구간에 해당하는 주택에도 재산세율을 0.05%포인트 감면해주기로 했지만, 집값이 많이 오른 탓에 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종부세 부과 기준을 올리거나 양도세를 완화하지 않는 한 세제 감면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다만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향상한 것을 놓고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종필 세무사는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도 과거 기준대로 9억원까지만 비과세되는 데 대한 1주택자 불만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며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완화로 똘똘한 한채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장기보유특별공제율 상한을 차등 적용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초고가 아파트 절세 매물이 일부 나올 수 있겠지만, 이후에는 강남권 매물이 잠기는 현상도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과도한 대출규제가 청년 등 실수요자들의 주거 마련 사다리를 없앴다는 지적에 따라 특위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조정하는 등 금융 대출 규제 완화 방안도 발표했다. 주택가격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율을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상향 조정하는 식이다. 즉 서울에서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6억원 이하는 LTV 60%를 적용하고, 6억~9억원은 50%만 적용받는다.

권대중 교수는 “LTV를 최대 20%포인트 올려주는 것은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되지만 이미 주택 가격이 너무 올랐고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강화돼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화·안장원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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