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첫 일정으로 청년 당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청년 당원들은 송 대표를 마주한 자리에서 최저임금 문제, 주거문제 등 쓴소리를 했다.
청년 "퍼주기 공약 말고 청년 공약 해야"
자신을 민주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장이라고 소개한 한 청년은 "총선 공약을 만들 때 청년 니즈에 맞는 공약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공약을 보면 몇천만원 청년 출발 자금, 월세 몇십만원 지원 이런 게 공약의 중심"이라며 "대권후보 보면 1000만원 사회출발자금, 여행자금 등 청년 복지정책 내놓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을 20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퍼주기 정책이라고 인식된다"고 토로했다.
'이대남', '이남자'로 불리는 청년 세대는 경제적인 자유주의, 능력주의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으니, '퍼주기'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송 "주거비 줄여 가처분소득 늘려야"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청년의 요구에 맞는 '청년 공약'을 수립해야 한다는 견해에 공감했다. 송 대표는 "현금을 주는 것보다 여러 인프라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주거비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송 대표는 "제일 중요한 게 주거비 문제가 큰 듯하다"라며 "200만원 어렵게 알바해서 벌어서 60만원 주거비 내고 나면 다른 것 할 여유 없어지기 때문에 주거비 문제는 청년 뿐의 문제가 아니다. 무주택자가 44%고, 저도 전세 아파트 산다"고 언급했다.
그는 "주거비와 사교육비만 줄여주면 최저임금 인상하지 않아도 가처분 소득 늘어나 소주성의 실질적 효과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송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임금만 올리면 임금 인상 때문에 자영업자는 더 부담되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라며 "최저임금도 초기에 너무 급격 인상한 게 잘못인 게 드러났다"고 했다.
계속해서 송 대표는 문재인 정부 초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평균은 5%인데 너무 초기에 급격히 인상하다 보니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받았다"라며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근로소득공제를 언급했다. 그는 이를 일하는 사람에 돈을 더 보태주는 방식이라고 표현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1조 5000억원이었던 것이 문재인 정부 들어 5조원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하는 사람에 보조금을 보태는 방식으로 임금인상 뿐 아니라 주거비, 교육비용을 줄여 실질적 가처분 소득을 늘리거, 소득이 소비를 진작하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송 "임대주택은 주택문제 대안 아냐"
송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주도 임대주택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임대주택은 일시적인 대책일 뿐, 주거문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공공임대주택은 일시적으로는 돈이 없을 때는 살 수 있지만, 평생 살라고 하면 누가 살겠느냐"라며 "낙인 효과도 있고 여건 나아지면 떠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이어 송 대표는 "저는 공공임대주택도 필요하지만 이것은 보조적 수단이고 누구나 자기 집을 갖고자 하는 욕구를 대체하는 게 '누구나 집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송영길이 왜 당대표 됐느냐 하면 누구나 집 프로젝트 해보려고 됐다고 할 정도로 8년 동안 인천 시장부터 고민해 만든 프로젝트"라며 "지금 특위에서 검증해 국토부랑 상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오원석·송승환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