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임혜숙 임명에 "모자라도 여자면 된다? 文 꼰대마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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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박종근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박종근 기자

“이 정부는 페미니즘을 외치기만 할 뿐, 믿는 바도 추구하는 바도 없는 꼰대 마초에 다름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 중 일부다. 윤 의원은 “여자 후보자 찾기가 힘드니 국민 눈높이에 미달해도 그냥 임명시키자는 말이 뭐가 문제인지도 모른다”며 “반듯하고 능력 있는 여성을 열심히 찾는 게 아니라, 능력과 자질이 모자라도 여자라 상관없다는 게 문재인식 페미니즘?”이냐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낙마 1순위로 거론됐던 임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이유로 ‘여성 장관 비율’을 중시하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꼽는다. 문 대통령은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이른바 ‘여성 장관 30% 할당’을 공약했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임 장관 낙마 여론에 대해 “저희가 여성 장관 찾기가 많이 어렵다. 그런 부분에서 좀 지켰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여성할당 30%라는 대통령의 약속은 오랫동안 지속된 남성 중심 사회 구조 속에서 능력이 저평가된 여성을 열심히 찾는 방식으로 지켜야 한다” 며 “애써 찾은 후보가 자격 미달이면 당연히 다시 좋은 후보를 찾아야 된다. 그래서 ‘여성할당도 좋은 제도구나’라고 인정받는 게 진정한 양성평등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찾기도 힘든데 30% 채우기 위해 그냥 임명’이란 청와대와 여당의 발언은 우리나라의 양성평등을 크게 후퇴시킬 뿐 아니라 안 그래도 심화된 양성갈등에 기름을 붓는 짓”이라며 “청년들로선 차별시정적 제도의 존립 근거를 공감하기는커녕 오히려 역차별이라 느낄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임 장관 임명엔 정의당도 줄곧 비판적 입장이었다. 이은주 원내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도덕성과 직위를 이용한 범죄행위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후보자에 대해 능력과 여성장관이란 이유로 임명을 강행할 의지를 비쳤다”며 “결격 사유가 분명한 장관 지명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공정 균형의 원칙에 서 있는 여성 할당제도의 정신을 희화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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