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휴대전화 자료 옮기다…성관계 영상 몰래 빼낸 대리점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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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는 모습(※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는 모습(※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고객 휴대전화 자료 이동을 돕는 과정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빼낸 휴대폰 대리점주가 벌금형을 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7단독(부장 송진호)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휴대폰 대리점주 A씨(38)에게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동영상 일부 장면이 미리보기 형태로 휴대전화 화면에 나타난다”며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동영상을 취득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며 A씨의 범행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동영상은 피해자의 사적 영역 중에서도 가장 내밀한 영역에 관한 개인정보를 포함한다”며 “불법성이 상당한데도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형사처벌을 피하려는 태도로 일관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3월쯤 대전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던 A씨는 스마트폰 구매자의 자료 이동을 돕기 위해 신규 개통한 기기와 고객의 기존 기기 등 2대를 조작했다.

그러다가 A씨는 문서와 사진 등 각종 자료를 신규 기기로 옮기던 중 고객 얼굴이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 1개를 발견하고서 문자 기능을 통해 몰래 자신의 휴대전화로 빼냈다. A씨는 나중에 해당 동영상을 시청하기도 했다.

A씨 범행은 피해자가 휴대전화를 살펴보던 중 파일 전송 내용을 확인하면서 드러났고 피해자는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법정에서 “성관계 동영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만큼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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