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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롯데→신세계 잇단 확진…백화점 왜 QR코드 안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 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 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임시 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의 백화점에서 잇따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에도 큐알(QR) 코드를 도입해 출입 기록을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과 업계는 “이미 푸드코트와 식당을 이용할 때는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고 있다”며 “일반 매장으로 확대하게 되면 병목현상이 발생해 오히려 밀집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난색을 보였다.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 직원 2명 확진…롯데, 현대도

5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계산대 모습. 연합뉴스

5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계산대 모습. 연합뉴스

5일 서초구청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식품관 계산 직원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백화점에 따르면 직원 A씨는 지난 1일 근무 중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 2일 검사를 받았고 3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백화점 측은 A씨의 확진 이후 계산대 직원 50여명을 전원 교체한 뒤 전수조사했고, 직원 1명이 4일에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지난 2일까지 근무하고 3일부터 휴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강남점에서는 지난달 30일 발렛파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확진돼 동료직원까지 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었다.

최근 백화점에서 확진자가 나온 건 이번뿐만이 아니다. 전날 서울 중구의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식품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매장과 푸드코트 등이 전면 폐쇄됐다. 백화점 지하 1층 근무직원 153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시행한 결과 현재까지 9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관 외에 일반 매장에서 확진자가 나온 사례도 있다. 올해 초 개장한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도 2월~3월 일반 매장에서 근무하던 직원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방역당국 “QR코드, 오히려 밀집도 높일 가능성”

지난 3월 21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찾은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21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찾은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에서 잇단 확진자가 발생하자 일각에선 QR코드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대형 쇼핑몰의 경우 푸드코트와 식당에서만 출입기록명부를 작성하게 돼 있어 일반 매장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에 가면 푸드코트가 아닌 곳에서도 음료나 먹거리를 판다. 마스크를 살짝 내려서 음료를 먹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60)씨는 “지난 달 내가 백화점에 방문했던 시기에 확진자가 나왔는데 따로 연락을 받지 못했다. 동선이 어떻게 겹칠지 모르는데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에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백화점의 경우) 여러 가지 다중이용시설 중에서 위험도가 비교적 낮다고 판단한다”며 “발열 등 증상이 있는 경우 출입을 제한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인 경우 백화점 내 시식이나 시음을 금지하고 휴식 공간 운영도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대형 쇼핑몰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QR코드를 일일이 체크하게 되면 오히려 더 혼잡을 일으켜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지하철을 이용할 때 출입명부를 체크하지 않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전문가 “마스크가 더 중요” VS “열 잴 시간에 QR코드 찍어야”

8일 오후 서울 중구청에 개인안심번호란이 기입된 수기 출입명부가 배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중구청에 개인안심번호란이 기입된 수기 출입명부가 배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익명을 요청한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금도 주차장에 입차할 때 체온을 다 재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주변 교통체증이 심하다. 보통 백화점들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고, 지하철역과 연결된 곳도 많은데 QR 코드를 찍게 되면 더 혼잡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명부를 작성하게 되면 역학조사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효과는 없다. 마스크를 쓰는 등 기초 방역 수칙을 강화하는 방안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발열 검사 할 시간에 QR코드를 찍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천 교수는 “지금은 무증상ㆍ경증 감염자가 많이 나오고 있어 열을 재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 열을 잴 시간에 QR코드를 찍게 하면 사람들이 대기해야 하니 자연스레 출입 인원이 제한되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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