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의 중앙기관인 성균관(관장 손진우)이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손진우 성균관장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청원서 양식이다.
조계종 이어 유교, 문 대통령에 요청
성균관은 성명서에서 “‘공정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취임사를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누구보다도 모범이 되었어야 할 기업인을 지금 시점에서 사면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대통령님과 정부에 큰 고민이 될 것이고, 국정 기조와 일부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러나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해 도전하겠다’는 최근 대통령님의 메시지를 보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부여하여 지금의 어려움을 앞장서서 해결하도록 독려하는 것도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날의 과오를 용서받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개인의 감정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을지라도 우리 사회와 나라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결단해주시길 청원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성균관은 공자가 설한 ‘지천명(知天命)’의 뜻도 짚었다. 성균관은 “공자께서는 쉰 살이면 ‘지천명’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이 부회장도 50살이 넘는 나이입니다”라며 “천명을 알지 못할지라도 후회할 일은 하지 않을 나이입니다. 설령 후회할 일을 할지라도 반드시 국익을 위한 선택을 저버리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손 관장은 전국 유림을 대표해 올리는 청원이라고 했다. 최근 대한불교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에 이어 국내 7대 종단인 유교도 이 부회장 사면을 요청하는 청원을 발표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 vangog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