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접종 '부스터샷' 확보전 시작…"독감처럼 매년 맞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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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부스터 샷'(Booster Shot·3차 접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백신 접종 후 시간이 흐를수록 감염예방 효과는 감소하고, 변종 바이러스의 위협은 커진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잇따르면서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를 공동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외즐렘 튀레지 최고 의학책임자가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 필요성을 언급했다. [AFP=연합뉴스]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를 공동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외즐렘 튀레지 최고 의학책임자가 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 필요성을 언급했다. [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외즐렘 튀레지 최고의학책임자(CM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도 계절성 독감 백신처럼 매년 맞아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튀레지는 “백신이 아닌 자연적으로 형성된 면역도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는 조짐을 보였다”면서 “코로나19 감염자들에게서도 면역력 감소 징후가 목격된 만큼 백신 접종자에게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매년 변종이 생긴다는 것도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백신의 면역 효과를 지속하고 강화하기 위해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부스터 샷의 필요성은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5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 완료 뒤 12개월 안에 추가 접종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2차 접종을 완료한 뒤 6~12개월 사이 3번째 접종을 받고, 매년 다시 백신을 맞는 것이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지난 15일 "백신 접종 완료 후 6~12개월 이내 3차접종을 맞아야할 수 있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지난 15일 "백신 접종 완료 후 6~12개월 이내 3차접종을 맞아야할 수 있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화이자는 지난 1일 자사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91% 이상으로, 2차 접종 뒤 최대 6개월까지도 91.3%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접종 6개월 이후 면역 효과가 얼마나 지속하는 지는 연구자들도 아직 확실히 모른다. 그러나 백신으로 인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보호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게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CNBC는 전했다.

이런 이유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은 이미 부스터 샷용 물량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맷 핸콧 영국 보건장관은 의회 보고에서 돌연변이 바이러스로 백신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올 연말 추가 접종 시작을 목표로 물량도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화이자·모더나와 1600만회 분의 백신을 추가 구매하기로 합의하는 등 추가 접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15세 어린이와 청소년 접종도 추진 중인 이스라엘은 이번 계약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새 버전 백신을 포함했다. 이스라엘은 6개월 뒤부터 추가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올 여름끝과 가을 초입에 부스터 샷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올 여름끝과 가을 초입에 부스터 샷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은 올여름 끝과 가을 초입 사이 부스터 샷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지난 18일 NBC 인터뷰에서 “부스터 샷의 필요성은 제약사가 아닌 미국 식품의약국(FDA),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보건당국이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경험으로 볼 때 여름이 끝날 때쯤, 가을이 시작할 때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디슬래빗 미 행정부 백신 대응팀의 선임 고문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미 정부는) 추가 접종용 백신 확보 필요성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3차 접종을 위한 백신 공급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주요 백신 선도국들이부스터 샷 접종 계획을 공식화하고,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전 세계 백신 부족 사태는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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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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