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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 생산…"정부발표와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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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제 '스푸트니크 V' 백신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러시아제 '스푸트니크 V' 백신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국내 제약사가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계약은 정부가 전날 밝힌 8월 해외 백신 국내 대량 생산 건은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글로벌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백신 생산을 위한 기술 도입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계약 당사자는 휴온스글로벌을 주축으로 자회사 휴메딕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보란파마가 참여하는 컨소시엄과 스푸트니크 V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RDIF)다.

컨소시엄은 백신 생산 기술을 도입해 오는 8월 시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휴온스글로벌은 각 회사의 역량을 동원해 월 1억회분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런 계약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날 범정부 백신 도입TF가 밝힌 해외 백신 계약건이 스푸트니크V를 가리키는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휴온스 주가가 급등했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15일 온라인 백브리핑을 통해 “국내 A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 계약 체결이 현재 진행되는 거로 안다”라며 “8월부턴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백신의 종류와 국내 생산 제약사 등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휴온스의 스푸트니크V 계약은 전날 정부 발표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제 발표한 내용들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백신과 관계된 사항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지금 현재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과 관련한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급일정이 계속 다소 불안정하게 전개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에 따라 국민들께서도 현재 우리나라의 백신 수급상황에 대해서 불안감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정부는 현재 범부처적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서 당초 계획대로 백신을 수급하고 이에 더해 후반기에 있는 백신도 최대한 당기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백신 제조과정에 있어서 국내 위탁생산을 증가시키려고 하는, 혹은 도입 유치하려고 하는 노력도 같이 기울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백신 수급에도 상당히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한 정부의 노력을 좀 알려드리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여드리기 위해서 어제와 같은 안내를 한 것으로, 조금 더 세부적인 사항은 계약이 완료되면 그때 구체적으로 발표해 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스푸트니크V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이다. 3단계 임상 전 1, 2상 결과로만 승인해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지난 2월 의학 학술지 ‘랜싯’에 예방 효과가 91.6%에 달한다는 3상 결과가 실리면서 주목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이다.

앞서 지난달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당국이 스푸트니크V 백신을 포함해 러시아에서 생산된 항코로나바이러스 의약품 등록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지만,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1일 “현재 공식적인 자료 제출 및 검토 진행은 없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월 정례브리핑에서 스푸트니크Ⅴ 백신 관련 질문에 “여러 백신의 대안으로 가능성 있는 대상으로 검토하는 단계고, 구체적인 계약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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