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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 감염 강화도 폐교에 종교단체? 10년째 합숙소 무단점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나온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폐교에서 내부에 있던 환자들이 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우산을 쓰고 교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나온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폐교에서 내부에 있던 환자들이 병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우산을 쓰고 교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인천 강화도의 폐교에서 머물던 이들이 종교단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27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인천 강화군 길상면의 폐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29명이 발생했다. 당초 정수기 방문판매업체의 합숙시설로 알려졌으나 강화군은 업체가 특정 종교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활동 사항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해당 폐교를 무단 점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 강화교육지원청은 폐교된 이후 2002년 ‘한빛관광수련원’과 대부계약을 맺었다. 2012년 대부료 미납 등에 따라 수련원과 계약을 종료했지만 이후에도 관련자들은 퇴거하지 않고 무단으로 폐교 시설을 사용 중이다.

강화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최초 수련원이 역사나 한방 관련 교육을 하겠다고 대부했으나 이후 다른 목적으로 사용됐고, 현재는 수련원과 관련 없는 사람들이 일종의 주거공간으로 무단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은 2014년 명도 소송과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고, 2017년에는 강제집행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인근 주민들은 “무단 점거로 주민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곳”이라며 “경찰이 강제로 퇴거 조치하려고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드러눕고 떼를 쓰며 나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강제집행 시도 이후 폐교 주변에는 높은 철조망이 둘러쳐져 외부인의 접근이 쉽지 않다.

강화군은 합숙 생활을 했던 명단을 확인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20여명은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 강화군은 확진자 중 4명이 동선과 관련해 허위진술을 하는 등 역학조사에 혼란을 줬다고 보고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아직 검사받지 않은 이들을 추적 중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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