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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의혹 일단락, 美임상 효과…AZ 안정성 논란 해소될까

중앙일보

입력

국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이 혈전 생성과 무관하며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린 데 이어,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 3상 시험 결과에서 AZ 백신의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 이에 내달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AZ 백신의 안전성 논란을 해소할 만한 평가와 자료가 연일 발표되면서 국내 접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접종 대상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김성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접종 대상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김성태

AZ 백신, 증증으로의 악화도 막아 

22일 아스트라제네카사(社)는 미국과 칠레, 페루 등에서 3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7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국 등에서 이뤄진 임상 때(70.4%)를 웃도는 결과다. 중증으로의 악화를 막는 데에도 100%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번 임상 대상자 중 20%가량이 65세 이상이었는데, 이들에 대한 효과도 평균보다 소폭 높은 80%로 확인됐다.

앞선 임상에서 65세 이상 수가 적은 탓에 고령층 접종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근거가 확보됐다. 혈전 생성 관련 위험성도 없었다고 밝혔다. AZ 측은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 미 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를 찾은 접종 대상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기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성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를 찾은 접종 대상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기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성태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와 공중 보건 전문가들은 ‘흔들렸던 신뢰도를 개선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며 “비록 백신이 미국에서 사용되지 않더라도 FDA로부터 긴급승인을 받는 것은 AZ 백신에 중요한 전환점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백신 효능에 대한 미국 근거가 확보됐고, FDA 승인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 정도 결과면 곧 미국에서도 사용할 듯하다”고 평가했다.

순탄치 않을 美 FDA 승인과정 

다만 FDA 승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있다. 23일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성명을 통해 이 연구소에 자문하는 데이터 및 안전 모니터링 위원회(DSMB)가 ‘AZ 측이 발표한 임상시험 결과에 오래된 정보가 포함됐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 정보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NIAID 측은 “사용 승인은 식품의약국과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독립적 자문위원회 자료 검토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AZ는 이와 관련, 48시간 안에 최신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NIAID의 우려가 AZ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지만, 절차를 더 늦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이 실신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접종 대상자들에게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전용 주사기가 용기에 담겨 있다.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이 실신된 23일 대전 유성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접종 대상자들에게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전용 주사기가 용기에 담겨 있다. 김성태

여러 곡절 겪은 AZ  

AZ는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보관·운송 등에서 관리가 수월해 개발 단계부터 ‘게임 체인저’로 관심 받았던 백신이다. 그러나 지난해 7~9월 미국 임상시험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을 FDA에 제때 보고하지 않아 불신이 커졌고, 임상도 지체됐다. 지난해 12월 말과 1월 말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FDA 승인 절차를 밟지 못했고, 이후로도 고령층 효과 논란이 이어졌다. 최근엔 혈전 생성 보고가 잇따르면서 안전성 이슈까지 더해져 곤혹을 치렀다. 그러나 유럽의약품청(EMA)가 지난 18일 백신과 혈전 발생 사이 연관성이 없다며 접종을 권고했고 국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같은 결론을 내리며 논란이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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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23일 요양병원 65세 이상 환자를 시작으로 일반인 대상 AZ 접종이 본격화했다. 2분기 접종 대상자 약 1150만명 가운데 AZ 백신 접종자가 770만명을 넘는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23일 브리핑에서 “미국 임상시험 결과에서 또한 안전성, 효과성 검증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향후 차질없이 접종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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