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수 학폭 항의한 학부모에게···교장 "참 할 일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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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수의 졸업앨범. 사진 MBC '실화탐사대'

배우 지수의 졸업앨범. 사진 MBC '실화탐사대'

배우 지수에게 학교 폭력 피해를 본 이들이 신고했지만 당시 학교 측이 묵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수의 중학교 동창 A씨는 20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신고를 아예 안 했던 건 아니다”라며 “하지만 걔네는 선생님들도 안 무서워했다. 나중에는 신고해도 답이 없다는 인식이 생겼고, 신고할 엄두를 못 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지수는 음식 심부름을 시키며 “1분 안에 갔다 오라”고 시간제한을 뒀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폭행을 가했다. 음식물을 사는 돈 역시 A씨가 부담해야 했다. A씨는 또 “돈을 가져오라는 요구가 잦았는데, 5000원으로 시작했다가 갈수록 5만원, 10만원까지 액수가 올라갔다”고 기억했다.

다른 동창 B씨는 “저한테 미션 같은 게 있었다. 예를 들어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노래를 부르라든가, 춤을 추라든가. 한 마디로 광대 노릇을 지수가 요구했다”고 말했다. 엉덩이나 허벅지를 발로 차거나 뺨을 때리는 등 폭행도 자주 있었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지수의 행위로 인한 상처는 학부모들에게도 있었다. 학교 폭력 피해자의 어머니는 “지금도 치가 떨릴 정도”라며 “당시 담임 선생님도 필요 없고, 교장실로 찾아갔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의 행동은 더 가관이었다”고 전했다. 교장은 “참 할 일도 없네. 시간들이 저렇게 많은가”라고 말하며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13년 전 일이기 때문에 당시 교장과 교감 선생님도 안 계시고, 생활지도부장님은 퇴직하셨다. 학생 담임 선생님은 심지어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교실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을 체벌했을 경우 아이들이 경찰에 신고하던 시절이었다”며 “학생들이 기고만장하던 시절이었다”고 설명했다.

지수는 지난 4일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고 사과했다.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 하차한 지수는 오는 10월 입대할 예정이다. 지수의 소속사는 “연락이 닿은 피해자들에게 계속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며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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