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Q&A] "국내서 희귀혈전 사례 보고됐는데 접종 괜찮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 예방접종위원회 전문가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이 날 브리핑에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최근 국내외에서 보고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증 관련 이상반응에 대한 검토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권고 했다. 뉴스1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22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혈전 간 연관성이 낮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Z 백신 접종을 계속해줄 것을 권고했다. 예방접종위의 브리핑 답변내용 등을 토대로 이런 판단이 내려진 이유와 같은 궁금증을 정리해봤다.

AZ 백신 접종 후 혈전생성이 보고돼 불안감이 크다.

현재 AZ 백신이 혈전 생성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백신 접종 후 관찰된 혈전 생성 사례는 평상시 발생 수준보다 더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혈전의 자연 발생비율은 인구 10만명당 100명 정도다) 백신 외에 코로나19 감염을 포함,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이다. 그래서 예방접종을 통해 얻는 이득이 부작용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입장은 세계보건기구와 유럽의약품청, 영국 의약품규제청도 같다.

유럽서 AZ 백신 접종 후 희귀혈전 사례가 나왔다.

유럽에서 아주 특이사례가 나왔다. AZ 백신접종 후 혈전·혈소판 감소가 함께 동반되는 ‘파종성 혈관 내 응고장애’, ‘뇌정맥동 혈전증’이 보고됐다. 2000만건 중 각각 7건(0.000035%), 18건(0.00009%)이었다. 이 역시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AZ 백신 접종 전 소분. 연합뉴스

국내 20대에서 접종 후 뇌정맥동 혈전이 나타났다.

굉장히 드문 경우에 해당한다. 2005년도 외국 자료를 보면, 인구 100만 명당 1년에 2~5건 정도 생기는 희귀질환이다. 둔기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심한 두통을 동반하나 항응고 치료로 적절히 조절될 수 있다. 현재 이 사례자의 증상은 호전된 상태다.

접종 후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뇌정맥동 혈전은 90% 이상이 심한 두통을 호소한다. 일반 두통의 통증이 아니다.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다. 보통 접종 후 14일 안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일간 일반적인 진통제를 복용해도 두통이 낫지 않으면 의심해봐야 한다. 아울러 뇌압 상승으로 시야가 흐려지거나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땐 CT나 MRI 검사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받아야 한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사망 사례 등은 접종과 인과관계 확인 필요)]

유럽서 희귀혈전이 55세 미만 여성에게 주로 나타났다고 한다.

다시 한번 설명하지만, 굉장히 드문 사례다. 어쨌든 자연 발생률보다는 다소 높아 유럽에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판단한 것이다. 유럽의 경우 일반으로 인구 10만 명당 150명 정도의 혈전이 발생한다. 한국은 유전적인 여러 가지 이유로 유럽의 3분의 1 수준이다.

화이자 백신도 혈전 생성보고가 있었나.

AZ나 화이자 백신 모두 접종 후 일반 혈전 생성 보고는 거의 유사하다. (지난달 말 기준 영국 의약품규제청에 따르면 화이자 접종자 1070만명 가운데 15명에게서 혈전이 나타났다. AZ의 경우 970만명 중 13명이었다) 국내의 경우 AZ 백신의 이상반응이 조금 더 많은 것은 접종 건수 차이다. 22일 0시 기준 AZ 백신 접종자는 61만9100명이고, 화이자는 5만8100명이다. 아울러 희귀 혈전증 같은 경우는 유럽에서 AZ 접종 후 보고가 이뤄져 전수조사로 이어진 것이다. 화이자는 전수조사되지 않았다.

접종 후 7일내 이상반응 현황_아스트라제네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22일부터 65세 이상 접종이 시작된다. 만성 두드러기 있는 경우는.

만성 두드러기는 코로나19 백신의 금기사항이 아니다. 순서에 맞춰 접종을 받으면 된다. 접종 후 30분간 의료기관에 머물려 이상반응을 관찰하고, 3일간 아나필락시스나 두드러기 증상이 악화하는지 주의 깊게 보면 된다.  

접종자 늘수록 사망사례 이어질 텐데.

현재 국내에서 한해 30만명 정도가 사망한다. 75% 정도가 65세 이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 연령대 하루 사망자가 600여명이다. 예방 접종하고는 관계없는 사망자 규모다. 당국은 아무래도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접종→사망’ 이런 시간적인 선후 관계로 사망자 신고도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접종 후 신고 사례에 대해서는 백신과 사망 간 인과성에 대해 신속하고 투명하게 피해조사반을 통해 판단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자(지병)도 접종해야 하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기저질환자도 안전성이 확인됐다. 기저질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과 사망의 위험이 높다. 예방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백신으로 인해 나타나는 발열·근육통 등 증상이 기저질환을 악화시킨다는 보고는 없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