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량 늘자 확산세 계속…한 달째 하루 확진자 400명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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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이 봄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이 봄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조치 연장을 결정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닷새 연속 400명대를 기록하며 좀처럼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중앙방역대책본부은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456명으로 총 누적환자는 9만8665명이 됐다고 밝혔다. 신규 환자는 지난 17일(469명) 이후 닷새 연속으로 400명을 넘었다. 이날 검사 건수는 4만6422건으로 전날 7만9930건보다 2만3508건 적었지만, 신규 환자 발생은 전날(452명)보다 4명 더 늘어났다.

특히 전국의 목욕탕, 병·의원 등 다중이용시설과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해 3차 유행이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소아과 의원 관련 가족, 직원, 방문자 등 1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양평군의 한 유흥업소에서는 총 16명이 감염됐다. 경남 진주시의 한 목욕탕 관련 환자도 현재까지 최소 204명이 발생했고, 울산 북구 목욕탕 관련 66명, 거제시 목욕탕 관련 7명 등 집단 감염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정부는 이달 28일까지 현행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의 방역 조치를 연장하고 수도권의 경우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해 하루 평균 신규 환자는 200명대로 안정화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초 1000명을 넘었던 신규 환자는 설 연휴(2월 11∼14일) 직후 600명대를 기록한 후 300∼400명대로 줄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는 사업장 등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르며 400명을 넘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신규 환자가 300명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2월 8일(288명) 단 한 번뿐이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3~19일 국내 발생 코로나19 환자는 2945명으로 하루 평균 420.7명이 발생했다. 직전 주(6~12일) 하루 평균 418.3명보다 약간 늘어난 수치다.

강도태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19일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3차 유행의 불씨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채 하루 400여명의 확진자가 한 달간 계속 발생하는 위기상황이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대본이 지난 2주간 코로나19 감염경로를 살펴본 결과 앞선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이 36.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집단 감염이 31.1%였고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은 25.1%였다.

방역 당국은 봄철 날씨가 따뜻해지며 이동량이 늘어나는 점을 코로나19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봄철 이동량이 증가하는 부분이 환자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예방접종을 한다고 해서 바로 환자가 감소하지 않는다. 백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두 달 정도의 시간적 격차가 존재하므로 방역적 긴장이 떨어지면 환자가 늘어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연휴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연휴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6일 수도권의 휴대전화 측정 이동량은 1801건으로 한 달 전 1629만 건보다 10.6% 늘었다. 휴대전화 이동량은 이용자가 다른 시·군·구의 행정동을 방문해 30분 이상 머물 경우 수집한다.

한편 정부는 3차 유행이 안정화로 접어들어 신규 환자 발생 규모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수준으로 줄면 새롭게 개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할 계획이다. 손영래 중수본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3차 유행 상황이 안정화가 되지 않았다”며“개편안으로의 전환은 지금으로선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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