뢰프 사임 예고…반나절 만에 후임자 자천타천 6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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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요아힘 뢰프, 위르겐 클롭, 한지 플리크, 로타르 마테우스(왼쪽부터).

요아힘 뢰프, 위르겐 클롭, 한지 플리크, 로타르 마테우스(왼쪽부터).

독일 축구계가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 선정으로 분주하다. 요아힘 뢰프(61·독일) 감독이 급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하면서다.

독일 축구대표팀 새 감독은 누구 #클롭·플리크·마테우스 등 물망에

독일축구협회(DFB)는 9일(한국시각) “뢰프 감독이 6월 열리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를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임기는 당초 내년 카타르 월드컵까지였다. 뢰프가 DFB에 계약 조기 종료를 요청했다. 뢰프는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최고 선수들을 지도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DFB는 카타르에서 대표팀을 이끌 차기 감독 인선에 돌입했다. 15년간 독일을 지휘한 뢰프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뢰프는 2006년 7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후임으로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큰 기대는 받지 못했다. 주로 독일 2부리그에서 뛴 선수 경력 탓이다. 국내 팬에게는 프랑크푸르트(독일) 시절 차범근의 백업 선수로 더 유명했다.

지도자 뢰프는 달랐다. 독일을 이끌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3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유로 2008 준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해 최하위로 밀려 탈락했다. 최근 부진이 뢰프가 예정보다 빨리 물러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뢰프 사임이 발표되자 기다렸다는 듯 차기 감독 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반나절 만에 현지 언론이 추린 후보만 6명이다. 모두 독일 출신 명장이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건 위르겐 클롭(54) 리버풀(잉글랜드) 감독이다.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2020년)와 유럽 챔피언스리그(2019년) 정상에 올려놓은 명장이다.

클롭은 10일 “리버풀과 계약 기간이 3년 남았다”며 차기 독일 감독 부임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클롭이 리버풀에서 계약 기간을 채울지는 미지수다. 리버풀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리그 8위까지 추락했다. 축구 감독 경질 시기를 맞히는 스포츠 베팅 사이트 ‘더 색 레이스’의 경질 가능성이 큰 프리미어리그 감독 1위다. 리버풀을 떠날 경우 다음 행선지가 독일 대표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한지 플리크(56) 바이에른 뮌헨 감독과 독일 축구 레전드 로타르 마테우스(60)도 사령탑 후보다. 플리크는 지난 시즌 뮌헨을 트레블(분데스리가, 챔피언스리그, DFB포칼 우승)로 이끌었다. 빌트는 “현직 감독인 클롭과 플리크가 여의치 않을 땐 마테우스가 대안이다. 그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멤버였고, 수년간 해설자로 일해 현대 축구를 잘 이해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랄프 랑니크(61) 전 라이프치히 감독, 슈테판 쿤츠(59) 독일 21세 이하(U-21) 대표팀 감독, 마쿠스 조르크(56)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 등이 물망에 올랐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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