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헐떡 헐떡’ 관람객 던진 컵에 질식할 뻔한 하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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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에 걸린 파란색 생수 컵 때문에 헐떡거리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하마. 영상 인스타그램

입속에 걸린 파란색 생수 컵 때문에 헐떡거리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하마. 영상 인스타그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의 한 동물원에서 관람객이 하마에게 컵을 던져 입을 벌리고 있던 하마가 컵에 질식할 뻔한 일이 벌어졌다.

9일 CNN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동물원 따만(Taman) 사파리에서 지난 7일 촬영된 ‘질식할 뻔한 하마’ 영상이 SNS에 퍼지며 화제가 됐다.

따만 사파리는 차를 탄 채 동물에게 당근 등 먹이를 줄 수 있는 드라이빙 사파리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하마가 강가에서 물에 몸을 담그고 입을 벌리고 있는 상황에 검은색 차량이 옆을 지나갔고 이후 하마가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면서 숨을 헐떡이며 고통스러워 했다.

영상은 이 차량의 뒤편에서 촬영한 것으로 뒤따르는 차량에 탄 관람객은 고통스러워하는 하마를 바로 찍었다. 하마의 입 속을 보니 파란색 플라스틱 생수 컵이 목구멍에 걸려 있다.

영상을 찍던 관람객은 곧바로 사육사에게 신고했다. 다행히 동물원 측은 하마가 플라스틱 컵을 삼키기 전에 이를 꺼냈다.

뒤따르던 차의 관람객은 “앞차에 탄 사람이 손에 플라스틱 물체를 들고 하마를 향해 흔드는 걸 봤다”며 “하마가 입을 열었을 때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영상 촬영자는 앞차(검정색 차량) 탑승객이 하마에게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인스타그램

영상 촬영자는 앞차(검정색 차량) 탑승객이 하마에게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인스타그램

이 하마는 ‘아리’(Ari)라는 이름의 암컷이다. 동물원 측은 “아리의 입안에서 플라스틱 컵과 티슈를 제거했다”며 “상태를 계속 확인하고 있는데 컨디션과 식욕이 정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커지자 동물원 측은 차량번호 등을 통해 가해 여성을 찾아내 사과 동영상을 찍어 올렸다.

카디자(64)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로 던졌다. 내가 미쳤었나 보다. 절대 나를 따라 하지 말라”면서 사과했다.

동물원 측은 동물 학대 행위로 이 여성을 조사해 달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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