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참여연대 “들러리 싫다” 정부조사단 참여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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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조사 중인 정부합동조사단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에 조사 참여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참여를 타진하는 연락이 8일 왔는데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부합동조사단 등에 따르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8일 아침 회의에서 정부합동조사단장인 최창원 국무조정실 1차장에게 “합동조사단에 민변과 참여연대가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외부 시민단체를 참여하게 해 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겠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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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LH 직원들이 신도시 지정 전 경기도 광명·시흥에 100억원대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민변과 참여연대가 참여할 경우 합동조사단 구성을 둘러싼 여론의 질타를 완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한다. 지난 4일 출범한 정부합동조사단에는 국무조정실·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경찰청·경기도·인천광역시가 들어가 있는데 “조사 대상인 국토부가 조사 주체인 게 말이 되냐”는 ‘셀프 조사’ 비판이 일었다.

합동조사단 합류를 거절한 참여연대 한 관계자는 “우리가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정부합동조사단 안에서 사실관계를 밝히는 조사를 우리가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조사에 우리가 들러리 서는 것이라는 우려도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8일 LH 직원들이 투기한 것으로 보이는 토지 2건을 추가로 공개하고, 업무정보를 이용한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엄벌하는 내용의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발의를 국회에 청원하는 등 부동산 투기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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