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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주지사 마스크 벗자…바이든 "네안데르탈인 같은 사고"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州) 등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 규제를 풀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주지사들을 향해 "네안데르탈인적 사고를 하고 있다"는 표현까지 썼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텍사스와 미시시피주가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 등을 해제하기로 한 것에 대한 질문에 "큰 실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탄력을 받으려면 공무원들이 보건 전문가들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모든 것이 괜찮으니 마스크를 벗어 던지자'와 같은 네안데르탈인적 사고는 마지막까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을 따르는 것은 중요하고, 중요하고, 중요하며 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요하다'라는 말을 네 번 반복하며 일부 주지사의 성급한 행태를 성토한 것이다. 이어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 (이건)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또한번 강조한 뒤 "젠장, 일부 선출 공무원도 이런 걸 알았으면 좋겠다"며 탄식하기도 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방역 관련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방역 관련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앞서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제와 사업장 영업 제한 조치를 풀었다. 에벗 주지사는 지난 2일 "텍사스를 100% 개방할 시간"이라면서 다음 주부터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규제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에벗 주지사는 이날 러벅시 상공회의소에서 "그동안 너무나 많은 텍사스 주민들이 취업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너무 많은 소상공인이 고통을 겪었다"며 "코로나19가 갑자기 사라지진 않았으나, 백신 접종과 입원자 수 감소, 회복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주 차원의 조치는 더 필요치 않다"고 밝혔다.

텍사스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4만3000명으로, 이는 미국 주 가운데 세번째로 많다.

BBC는 "텍사스는 처음부터 코로나19 셧다운 등 규제 조치를 '방역 대 경제'의 사안으로, 마스크 착용 문제는 '방역 대 개인의 자유'라는 사안으로 다뤘다"며 '규제 해제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로 에벗 주지사와 바이든 대통령의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백신이 보급되면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막판까지 방역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까지 미국인 51만1874명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우린 여름쯤에나 모든 사람이 백신을 다 맞게 될 것이고 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과학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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