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사퇴하면 윤석열 사퇴할 줄···그 정도 눈치 있었어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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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현동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현동 기자

“내가 먼저 사의를 밝히면 윤석열 총장도 엄중함과 책임감을 가져주리라 기대했다”

퇴임을 앞둔 추미애(62) 법무부장관이 자신이 사퇴하면 윤석열 검찰총장도 사퇴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25일 보도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다.

인터뷰에서 추 장관은 취임 이후 줄곧 갈등을 빚어온 윤 총장을 또다시 겨냥했다. 특히 자신의 사의 표명 후에도 총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이지만, 장관의 지휘와 징계심의의결서에 드러난 일련의 사건들이 총장 자신과 총장 측근, 또는 총장 가족과 관련된 것들이다. 의결서에는 윤 총장의 비위 사실은 종합적으로 해임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며 “그러면 관련 수사팀의 수사 독립성 보장과 국민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총장 스스로 직을 내려놓는 게 옳지 않겠는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총장에게) 그 정도의 눈치는 있어야 하지 않았느냐”며 “그게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인터뷰 내내 자신인 단행한 검찰 인사, 추진한 검찰 개혁의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정권 수사를 막기 위해 인사를 했다는 지적을 “가짜뉴스”라고 규정하면서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수사팀은 유지하라는 인사 원칙을 밝혔고 그 원칙대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검찰조직 내의 가장 큰 문제는 ‘하나회’처럼 군림하면서 주목받는 사건을 독식하고 그것을 통해 명성을 얻으면서 꽃보직을 계속 누려온 특수통 출신, 이른바 ‘윤(석열 총장)사단’”이라면서 “전관예우 특혜를 통해 퇴임 후에도 돈 많은 고객을 상대하고 몰래변론을 하면서 큰돈을번다”라고도 했다. “조직 내 정의를 찾기 위해 이른바 사조직화돼 있는 윤사단을 깨는 인사들을 단행하고 특수통 출신에게 주요 보직이 편중되는 비정상을 정상화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발언한 데 대한 자신의 해석도 내놨다. “정치하려면 나가서 하라는 엄명”이라는 것이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은 범죄수사와 관련한 검사사무를 위해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며, 그 취지에 어긋나게 하려면 나가서 하라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엄명을 부드럽게 말씀하셨다고 해서 달리 해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재임 중 추진한 자신의 검찰 개혁에 대해선 보람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검찰 인사를 했고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한 수사와 기소 분리의 화두를 던졌는데, (검찰의) 저항과 반격이 굉장히 셌다”고 되돌아보면서 “지금은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개혁의 절대적 필요성에 대해 국민께서 공감해주고 계시다고 느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검찰개혁 완수를 제가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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