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3파전 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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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의 '비아그라'가 선점한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일라이 릴리의 '시알리스'와 바이엘의 '레비트라'가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9일 레비트라 수입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9일 시알리스의 수입 허가 결정을 발표한지 21일만이고 비아그라가 국내에서 처음 발매된 99년 10월 이후 약 4년만이다.

국내에만 300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발기부전 환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해당 업체들 입장에서는 치열한 시장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약품 특성과 차이점

이들 3개 약품은 음경의 혈류를 증가시켜 발기에 도움을 주지만 안면홍조,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의 처방없이 구입할 수 없다는 점에서 거의 비슷하다.

또 대체로 수많은 임상실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모두 먹는 '경구용'이고 공교롭게도 한글 이름이 네글자라는 점에서도 같다. 그러나 약품의 주성분이 서로 다르며 약효 지속시간과 효과에도 다소 차이가 있다.

비아그라(주성분 실데나필)는 복용후 약 30분-1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나타나 4-5시간 정도 지속되지만, 시알리스(주성분 타다라필)는 평균 16분 뒤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최장 36시간까지 발기가 가능하다.

또 레비트라(주성분 발데나필)는 15분 정도면 발기가 가능하며 지속시간은 4시간 정도이나 발기부전의 원인이나 정도 등에 상관 없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이 두드러진 강점이라고 회사측은 주장한다.

그러나 '맏형'격인 비아그라의 경우 국내에서 이미 수년째 시판돼왔기 때문에 환자들로부터 효과와 안전성을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 3파전 돌입 치열한 경쟁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로 불리던 비아그라의 독점체제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각 업체들은 사활을 건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른 전문의약품과는 달리 발기부전 치료제의 경우 일반인들의 관심이 크기 때문에 업체들은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 못지 않게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갖가지 방법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관련법상 전문의약품은 광고가 금지돼 있으나 이들은 각종 학술행사를 개최하는가 하면 언론을 통해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은근히 타사 제품의 약점을 공격하고 있다.

실제로 시알리스측은 '비아그라는 복용후 일시적으로 시각 장애현상이 있다'는 점을, 레비트라측은 '시알리스는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비아그라측은 시알리스의 '빠르고 긴 효과'에 대해 대다수의 남성은 마음먹은지 몇시간내에 성행위를 하므로 지속시간이 길 필요도 없으며 환자마다 효과도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 시장 전망

이들 발기부전 치료제는 알약으로 무엇보다 간단하고 은밀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형물 삽입, 수술, 크림 등 기존의 치료법을 대체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또 스트레스와 공해, 각종 질병 등으로 발기부전 환자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고 연령대로 50, 60대에서 30대 이하까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00년 200억원대에 불과했던 시장규모는 지난해 500억원대로 확대됐으며 매년 40-5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오는 2005년에는 1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체들은 일단 건전한 경쟁이 일종의 상승효과를 가져와 시장확대 가속화와 이에 따른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상호비방과 지나친 마케팅 활동 등 과당경쟁이 심화될 경우 불필요한 사용으로 인한 약품 오남용과 약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가지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발기부전 치료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꾸고 기존의 부적절한 민간요법을 방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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