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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대책은 없다, 집 공급 늘려라” 한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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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우생마사’(牛生馬死). 김승배 부동산개발협회장이 소띠해를 맞아 제시한 사자성어다. 홍수 때 물살에 순응하는 소는 살고 물살을 거스르는 말은 죽는다는 뜻이다. 이월무 부동산분양서비스협회 부회장은 ‘우보만리’(牛步萬里)라는 사자성어를 제시했다. 우직하게 걷는 소가 멀리 간다는 뜻이다.

부동산 전문가 5인의 시장 전망 #두더지 잡기 규제보다 공급 확대 #역세권에 싼 집 공급 잘될 지 의문 #세금 많아도 집 필요한 사람은 사 #거래세 낮추고 증세 속도 조절을

김덕례 실장 주택산업연구원, 김승배 회장 부동산개발협회, 박원갑 전문위원 국민은행, 이월무 부회장 부동산분양서비스협회, 이현석 회장 부동산분석학회(왼쪽부터)

김덕례 실장 주택산업연구원, 김승배 회장 부동산개발협회, 박원갑 전문위원 국민은행, 이월무 부회장 부동산분양서비스협회, 이현석 회장 부동산분석학회(왼쪽부터)

새해 초 주택시장에는 불안과 기대가 교차한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3년 6개월 만에 바뀌면서 정부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새해를 맞아 부동산 전문가 다섯 명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김승배 회장(피데스개발 대표), 이월무 부회장(미드미네트웍스 대표)과 함께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이현석 부동산분석학회장(건국대 교수)이 참여했다. 다음은 전문가들과의 문답 요약.

공공 재개발·재건축에 이어 공공 디벨로퍼(개발자)까지 정부는 공공 주도로 주택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김덕례=공공 주도는 한계가 있다. 최근 5년간 공공 부문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전체의) 13.2%다. 특히 서울에선 5.1%에 그친다.

이현석=도시재생을 비롯한 현 정부의 공공 주도 정책은 시장에 혼란을 부른 요인 중 하나다. 공공과 민간의 역할 구분을 확실히 하고 각각 장점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월무=공공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민간이 공급을 확대하도록 유도하고 그 수익을 나눠 공공 주택 공급에 활용해야 한다. 

치솟는 아파트값

치솟는 아파트값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도심 주택공급 방안으로 역세권에 주목한다.
박원갑=마법의 대책은 없다. 역세권만이 아니라 준공업지 등 가능한 택지를 최대한 확보해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

이월무=(역세권은) 대부분 민간이 지주인 곳이다. 지주들이 기대하는 수익이 없으면 개발이 쉽지 않다.

김덕례=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저렴한 주택을 (역세권에서)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현석=민간 공급 활성화를 위해 상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

김승배=상한제는 공공택지에만 적용하고 민간택지에는 (상한제를) 폐지하되 개발이익 환수와 공공성 확보를 통해 보완하면 된다.

김덕례=상한제 적용기준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 민간이 자체적으로 택지를 마련하는 사업에는 상한제를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금리는 최저, 집값 상승 기대는 최고

금리는 최저, 집값 상승 기대는 최고

‘징벌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 관련 세금이 무거워졌다.
김덕례=세금이 많아도 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집을 산다. 보유세 증세 속도 조절하고 거래세 낮춰야 한다.

김승배=세금 부담이 현실화하면 어느 정도 수요 억제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수요 억제보다 공급 확대가 절실하다.

새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줄어

새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줄어

정부는 규제지역 지정을 확대하면서 집값 과열에 대응하고 있다.
김승배=규제지역 인근의 ‘풍선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났다. 보다 근본적으로 공급을 중심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박원갑=수요자도 ‘전광석화’처럼 움직이므로 정책 대응도 신속해야 한다. 시장 불안과 정책 대응의 시차를 최소화해야 정책의 실효성이 있다.

이월무=‘두더지 잡기’식 규제 일변도 정책은 사후대처일 뿐이다. 시장에 공급확대 신호를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온갖 자금을 끌어모아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박원갑=비이성적 과열의 한 단면이다. 집을 사더라도 경기 순환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단기 급등 지역은 버블(거품) 가능성이 크다.

이현석=시장이 불안할 때 ‘영끌’ 문제가 발생한다. 가격 안정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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