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EU-중국, 7년 만에 투자협정 체결 합의…상대국 시장접근권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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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유럽연합(EU)이 포괄적 투자 협정이 원칙적으로 타결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EU 27개 회원국 기업과 중국 기업은 상대 시장에서 자유로운 투자 혜택을 받게될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EU 지도부 화상회의. [A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EU 지도부 화상회의. [A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화상 회의를 열고 7년 간 이어온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폰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투자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원칙적으로 끝냈다”고 밝혔다. 이어 “보다 균형 잡힌 무역과 더 나은 사업 기회를 위해서”라며 투자협정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U와 중국은 수익성 있는 사업과 투자 기회 개방을 목표로 2014년 1월부터 투자협정을 논의해 왔다.

이미 EU는 높은 수준의 대외 투자 개방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협정은 EU가 중국에서 투자 혜택을 누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협정으로 유럽 기업들이 전례없는 중국 시장 접근권을 얻게되고, 공정경쟁을 위한 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기업들은 중국의 통신, 부동산, 민간병원, 전기차 분야 등에서 중국 내 영업을 할 수 있게 되고, 중국 기업과 합작 투자사를 차려야하는 조건은 폐지된다.

중국은 외국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투명화하고, 강제 기술이전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국영기업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차별도 금지한다.

협상에 걸림돌이 됐던 노동기준 문제에서도 중국 측이 과거보다 진전된 입장을 보여 강제노동과 관련 국제노동기구 협약을 준수하기로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협상 과정에서 큰 양보를 했지만, 외교적으로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후 EU 등 동맹국들과 연대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상황에서 EU와 중국 간 경제적 관계가 강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AP통신도 “유럽 기업에는 큰 기회가 열리겠지만, 미국 행정부를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EU와 중국 간 투자 협정이 체결됐더라도 일부 EU 국가 의회에서 비준을 받아야 한다. 로이터 통신은 앞으로 구체적인 투자협정 요건을 갖추기 위해 발효까지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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