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배당의 힘…삼성전자 장중 8만원 찍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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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삼성전자 주가가 28일 장중 한때 8만원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보다 900원(1.16%) 오른 7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다. 이날 장 초반에는 8만1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3일 장중 한때 주가가 7만원을 넘어선 이후 16거래일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28일까지 40% 넘게 올랐다.

이건희 상속세 재원 마련 필요성 #반도체도 호황, 올해 40%대 올라

28일에는 기관 투자가가 삼성전자 주식 189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삼성전자 우선주는 전날보다 100원(0.14%) 오른 7만2900원에 마감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530조원에 달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반도체 경기 전망 호조 ▶코스피 대표 종목이란 특수성 ▶특별배당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7년 삼성전자는 “2018~2020년 잉여 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후 대주주 일가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대목이다.

강현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삼성전자의 3개년 주주 환원 정책의 마지막 해”라며 “잔여 재원을 고려할 때 기말(연말) 배당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8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올해 말 기준으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1조6546억원가량 순매수했다. 보통주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삼성전자 우선주는 1조998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치솟는 삼성전자 주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치솟는 삼성전자 주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선행 지표인 PC용 D램(DDR4 8Gb 기준) 현물 가격은 지난 25일 3.45달러였다. 지난달 말보다 27%가량 올랐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구조적인 성장과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예상하는 삼성전자 내년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 전망치는 평균 46조5600억원이었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보다 26% 늘어난 수치다.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74포인트(0.06%) 오른 2808.60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2834까지 뛰어올랐지만 개인들이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내면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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