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국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접종에 간호·조산사들이 큰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산 넘고 물 건너 접종자 찾아 #아이스박스에 백신 넣고 이동
인도가 다음 달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조산사들이 실제 백신 접종 과정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도에는 조산사와 간호사 역할을 겸하는 간호·조산사라는 의료 종사자가 있다. 현재 인도에는 약 20만명의 여성이 간호·조산사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임신한 여성의 출산을 돕는 것은 물론, 지역 건강 서비스의 최일선에 서 있다. 신생아의 폐결핵·뇌막염·소아마비 등의 백신 접종과 함께 임산부의 파상풍 백신 접종 등을 책임지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교통 체계가 발달하지 않은 탓에 간호·조산사들은 산 넘고 물 건너 백신을 맞을 사람을 찾아간다.
SCMP는 "마을 간의 거리가 워낙 멀다 보니 4명의 조산사가 책임지는 영역이 뉴욕 센트럴파크 면적의 10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다. 간호·조산사들은 백신이 담긴 아이스박스 가방을 이고 지고 한 시간이 넘게 이동해 백신 접종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간호 조산사로 일하는 프레스킬라 파르마는 지난 20년간 약 5000명의 백신 접종을 홀로 책임져 왔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마을에도 백신을 보급하기 위해 파르마는 수 ㎞를 걷고 낡은 배를 이용해 강을 건너서 이동했다.
인도 레이가드 지역의 정부 관계자는 "인도인들 상당수가 도시로 대거 이주하면서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은 백신 접종에서 소외되고 있다"면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곳은 바로 이런 지역"이라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달 초 연설에서 "인도의 백신 접종 네트워크는 광대하고 숙련돼 있다"고 밝힌 배경에도 간호·조산사들이 숨어 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코로나 19 최전방에서 싸우는 의료 종사자들이 백신 접종 1순위라고 밝혔다. SCMP는 "간호·조산사와 같은 최일선 의료 종사자들이 조만간 코로나 백신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27일 월드 오 미터에 따르면 인도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018만명에 달하며, 누적 사망자는 14만7600여명이다.
서유진 기자·장민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