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한인타운 감염사례…中교민 다시 '코로나 공포' 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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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인 등 왕징 거주민들이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박성훈 특파원

26일 한국인 등 왕징 거주민들이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박성훈 특파원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베이징에서 다시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 내 한인 밀집 지역인 왕징에서 확진자들의 동선이 확인되면서 교민 사회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시정부는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25일 0~24시 기준 신규 확진자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명 모두 거주지는 베이징 순의(順義)구다. 왕징이 있는 차오양(朝陽)구로부터 10여km 떨어진 곳이다. 하지만 이들 중 1명의 직장이 왕징인 것으로 나타났다. 왕징 내에서 직접적인 확진자 동선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근무한 왕징 내 건물이 25일 봉쇄 조치됐다. 박성훈 특파원

코로나19 확진자가 근무한 왕징 내 건물이 25일 봉쇄 조치됐다. 박성훈 특파원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왕징에 있는 한 미국계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지에(29세) 모씨는 지난 14일 이후 4차례 출퇴근했으며 모두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처음 메스꺼움과 인후통 등 처음 신체 이상 징후를 느낀 건 지난 16일이었다. 이후 그는 17일과 21일 왕징으로 출근했고 24일 병원에 입원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그가 다니던 왕징 내 직장 건물도 전날부터 출입이 봉쇄됐다. 방역 요원들이 건물 내 출입자 2975명에 대한 검사를 벌였고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하지만 건물 내 환경 샘플 280건 중 1건에서 핵산 검사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추가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동시에 베이징 방역당국은 확진자 2명의 밀접접촉자들을 조사한 결과 현재 5명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5명은 순의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증상 감염자라 확진자 통계에 반영되진 않았다. 현재 이들이 거주하는 순의지역 아파트 역시 진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상태다.

베이징 한인 밀집 거주지인 왕징의 한 아파트에서 27일 코로나19 전수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박성훈 특파원

베이징 한인 밀집 거주지인 왕징의 한 아파트에서 27일 코로나19 전수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박성훈 특파원

왕징에선 이날 오전부터 왕징 내 아파트 단지들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일제히 코로나19 핵산 검사도 시작됐다. 교민들 뿐 아니라 중국인을 포함한 전 주민들이 대상이다. 지난 22일엔 베이징의 한 기업 임원이 한국으로 돌아간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베이징 내 전체 확진자 수는 13명이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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