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전쟁 당시 법으로 화이자 백신 1억회분 추가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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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한국전쟁 당시 만들어진 법을 동원해 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억회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기존에 확보한 백신 물량을 포함하면 미국은 총 2억명(4억회분)이 접종받을 수 있는 백신을 화이자와 모더나로부터 수급하게 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보건복지부와 국방부를 통해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을 추가로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의에 따라 화이자는 최소 7000만회분을 내년 6월 30일까지 제공하고 7월말까지는 제공량이 1억회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미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동원했다. DPA는 연방정부가 민간에 전략물자 생산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돼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마스크 생산 확대를 지시하면서 DPA를 발동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이자로부터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백신 생산에 필요한 자원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DPA를 동원해 화이자가 백신 제조에 필요한 9가지 특수제품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이 대가로 백신 추가 구매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로써 미국은 지금까지 4억회분에 달하는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다. 이번 신규 계약 외에도 미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 화이자로부터 백신 1억회분을 받을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억회분씩 인도받는다. 한 사람이 백신을 두 차례 맞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2억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이 확보된 셈이다.

알렉스 아자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연방정부 차원의 백신 추가 구매는 2021년 6월까지 백신 접종을 원하는 모든 미국인이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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