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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지원금 1400만원 받은 文아들…"전시 취소돼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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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용 작가의 신작 ‘증강된 그림자-아웃사이드’. [사진 금산갤러리]

문준용 작가의 신작 ‘증강된 그림자-아웃사이드’. [사진 금산갤러리]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38)씨가 전시회를 위해 서울문화재단의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 지원금 140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씨는 서울 회현동 금산갤러리에서 이달 17~23일 개인전 ‘시선 너머, 어딘가의 사이’를 열고 있다. 서울시 산하의 서울문화재단 측은 21일 “지난 4월 추경 예산 45억원을 활용해 총 254건의 예술단체(인)을 선정해 긴급지원금을 지원했으며 문씨도 그 중 한 명이었다”고 했다.

코로나19 피해 긴급예술지원은 연극, 아동ㆍ청소년극, 무용, 음악, 시각 등 9개 분야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지원금을 지급했다. 4월 6~17일 접수를 받아 29일 결과를 공고했다. 시각 분야에는 281건이 신청됐으며 이 중 46건이 선정돼 총 6억561만원의 지원금 지급이 결정됐다. 시각 분야 지원금은 최저 600만원(2건)에서 1400만원(36건)이었다. 나머지 8건은 1190만~1300만원을 받았다.

시각 분야의 심의의원으로는 독립큐레이터 2인, 문화공간의 디렉터, 사립대 예술학과 교수, 문화재단의 큐레이터 총 5인이 참여해 4월 20~24일 심의했다. 심사 총평에서 이들은 “사업의 우수성만으로 평가가 이뤄지기는 불가한 사안이므로 이번 사태(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과 범위에 대한 판단에 중점적으로 주의를 기울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선정 기준으로는  '활동의 수월성' '지원을 통한 회복 및 회생 가능성' '적절한 예산계획' '현재의 사회적 위기를 유의미하게 성찰하는 예술가' 등을 꼽았다. 또 “최초 지원 금액은 (최고) 1500만원이었으나 긴급 피해지원 사업임을 고려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지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1400만원으로 일괄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심사위원 중 한 명인 A교수는 “대통령의 아들인지는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코로나19로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하려고 하는 작업은 괜찮은지를 심사한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8개월 전 300건 넘게 심사한 내용을 일일이 기억할 수는 없지만 문준용 작가의 경우 굉장히 좋은 작업을 해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

미술평론가이기도 한 A교수는 2012년 9~11월 제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았을 때도 문씨가 증강현실을 이용한 작품 ‘인터 시너리(Inter-Scenery)’를 선보였다. 문 대통령이 제18대 대통령 선거(2019년 12월)의 후보이던 때였다. 그는 “그때는 대통령 후보의 아들이라는 것을 모르고, 뉴욕 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에게 추천을 받아 충분히 훌륭한 작가라는 판단 아래 큐레이팅 했다”며 “그 당시만 해도 사물인터넷이나 증강현실(AR) 쪽으로 작품을 할 수 있는 작가가 많지 않았는데 그걸 하는 작가였다”고 설명했다.

문씨는 이번 개인전과 동일한 제목의 사업명으로 시각 분야 최고 금액인 1400만원을 지원 받았다. 서울문화재단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세 번의 전시회 취소, 사업의 적정성 및 타당성을 근거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또 “가난이나 생계 곤란 등을 근거로 지원한 것이 아니라 예술 활동이 정지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지원 사업이며 전시, 창작, 공연 등이 취소된 내용을 피해로 보고 피해사실 확인서를 양식으로 받았다. 정량적인 사실보다는 정성적인 피해를 중심으로 소명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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