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음모론 도는 문준용 개인전…갤러리 대표 "제발 보고 말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준용 작가의 신작 ‘증강된 그림자-아웃사이드’. [사진 금산갤러리]

문준용 작가의 신작 ‘증강된 그림자-아웃사이드’. [사진 금산갤러리]

"오래 전부터 기획한 전시를 하고 있을 뿐인데 다들 전시는 보지 않고 입으로만 떠들고 있다. 제발 직접 와서 전시를 보고 작가 역량을 도마 위에 올려달라. " "정치색? 금산갤러리와 가까운 많은 분들이 사실상 보수 쪽을 대표하는 분들이라는 걸 많이들 모르시는 것 같다. 더구나 이 전시는 정치와는 전혀 상관없다.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까울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가 17일부터 개인전을 열고 있는 서울 회현동 금산갤러리 황달성 대표가 전시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억측에 대해 20일 입을 열었다. 이번 전시를 두고 일부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서 "전시회가 끝나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것"이라는 식의 음모론이 제기되자 황 대표는 한마디로 "어이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18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은 “3단계가 23일 이후에 될 거라는 말들이 있다”면서 “문준용씨가 23일까지 개인전을 여는데 그 전에 3단계 되면 전시회가 엉망이 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대꾸할 가치도 없는 말 아닌가"라며 "3단계가 되면 우리도 여느 갤러리와 마찬가지로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문준용 작가가 지난 10월 '2020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한 작품을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준용 작가가 지난 10월 '2020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한 작품을 시연하는 모습. [연합뉴스]

황 대표는 문 대통령과 부산 남항초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져 있다. ‘시선 너머, 어딘가의 사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해온 문준용씨가 2012년 이후 8년 만에 준비한 개인전으로, 중첩된 공간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신작 ‘인사이드(Inside)’와 ‘아웃사이드(Outside)’를 비롯한 미디어아트 5점을 선보인다. 전시 소식이 알려진 뒤 금산갤러리는 홈페이지에 방문자가 몰려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이 시기에 왜 전시를 해야 했나.
"올해 안에 안하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문준용 작가가 서울문화재단 작가지원 프로그램 지원을 받은 상태였다. 본래 11월 전시를 열 계획이었으나 작품 제작이 지연돼 늦어졌을 뿐이다. "

-전시가 끝나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실시가 시작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말도 안되는 얘기다. 방역 지침에 의해서 3단계 되면 우리도 닫을 것이다. 유튜브에서는 엄청 시끄럽지만, 실제 전시를 보러 온 관람객은 어제 50명이 전부였다. 오늘은 어제보다 적을 것 같다."

현재 방역지침에 따르면 국공립 미술관은 휴관 중이지만 상업 갤러리는 전시공간 16㎡(약 5평)당 1명 정도가 관람하는 것을 전제로 운영이 가능하다. 금산갤러리 외에 국제, PKM, 리안, 학고재 등 서울 시내의 여러 갤러리가 전시를 열고 있다.

-갤러리 홈페이지도 다운됐다고.
"잠시 다운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전시 보러 오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문준용씨 전시가 이렇게 화제를 모을 줄 알았나.
"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제 주변에 오히려 보수쪽 인물들이 더 많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로 많은 오해를 받아 미술품 거래가 뚝 끊겼다. 우리 갤러리에서 그림을 사면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소문까지 있으니 누가 여기서 그림을 사겠나. 그 때문에도, 또 코로나19 때문에도 갤러리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갤러리 대표로서 본 문준용 작가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분야에선 단연 선두 주자 중 한 사람이라고 본다. 비디오 작가협회 다수의 중견 작가들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제발 그를 작가적인 역량으로만 평가하고 말해줬으면 한다. 와서 전시를 보고 올해 본 전시 중에서 최고의 작품이라고 한 기자도 있었다. 제발 직접 와서 보고 판단해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문준용씨는 2007년 건국대 시각멀티미디어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의 파슨스에서 유학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등 국제 전시를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금호미술관 등의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이은주 기자의 다른 기사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