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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높은 '공기업' 뚫었다…대전 직업계고 학생들의 비결

중앙일보

입력

“공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2년간 전공심화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산업체 직무체험과 중소기업 이해 연수 등에 참여한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국가철도공단과 산업인력공단·LH토지주택공사에 합격한 대전여상 3학년 학생과 이들의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들. 대전여상은 지난 17일까지 11명의 공기업 합격생을 배출했다. [사진 대전여상]

국가철도공단과 산업인력공단·LH토지주택공사에 합격한 대전여상 3학년 학생과 이들의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들. 대전여상은 지난 17일까지 11명의 공기업 합격생을 배출했다. [사진 대전여상]

 최근 국가철도공단에 최종 합격한 대전여상 3학년 배소연(18)양이 한 말이다. 배양은 컴퓨터활용능력 1급을 비롯해 25개의 자격증을 보유한 이른바 ‘준비된 합격생’이었다. 그는 “학교의 체계적인 취업 프로그램으로 취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지도해준 교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전여상, 국가철도공단 등에 11명 합격 #대전공고·유성생명과학고도 합격생 배출

 대전의 대표적 특성화고인 대전여상은 올해 11명의 공기업 합격자를 배출했다. 연말까지 면접시험이 예정돼 합격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들이 합격한 공기업은 국립공원공단과 건강보험공단, 국가철도공단, 산업인력공단, LH토지주택공사, KDB산업은행 등으로 다양하다. 합격자 가운데 1명은 2곳의 공기업에 동시 합격, 선택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고 한다.

동아리서 시험 준비, 자격증 16~25개 보유 

 산업인력공단 취업을 앞둔 조유나(18)양은 NCS 전공심화 동아리에서 직업기초능력시험을 준비했던 점을 합격 비결로 꼽았다. 동아리 친구들과 과제를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직장인으로 가져야 할 협동심도 배웠다고 한다. 조양은 “학교의 지원과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LH토지주택공사에 합격한 이신영(18) 양은 지난 2년간 ‘학생회 특활부 차장 활동’에서 배운 소통능력과 공기업 직원으로 갖춰야 할 공공의식·배려심을 합격 비결로 들었다. 이양은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전산회계 운용사 1급, 전산회계 1급 등 모두 16개의 자격증을 취득한 실력자다.

지난 5월 22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 직업계고 지원 및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22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 직업계고 지원 및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대전여상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허영아 교사는 “우리 학교는 회계분야 특성화고로 공기업은 물론 공무원 합격에서도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며 “취업의 꿈을 안고 입학한 모든 학생이 도전을 즐기고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시설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공고 3학년 이민우·한지웅(건축과), 김건희(토목과) 등 3명은 공기업인 한국철도(코레일)에 합격했다. 내년 2월 졸업과 동시에 출근한다. 대전공고는 우수 중소기업과 조기 취업 협약을 맺는 ‘맞춤형 인재’와 소그룹 형태로 학생을 구성, 진로를 탐색하고 도전하는 ‘도전형 인재’, 무시험 전형으로 기술부사관을 양성하는 ‘군(軍) 특성화과정(수송정비·기갑조종)’ 등 다양한 과정을 운영 중이다.

공기업인 한국철도(코레일)와 공무원(대전시청대전시교육청) 시험에 합격한 대전공고 건축과·토목과 3학년 학생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대전공고]

공기업인 한국철도(코레일)와 공무원(대전시청대전시교육청) 시험에 합격한 대전공고 건축과·토목과 3학년 학생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대전공고]

 이번에 한국철도에 합격한 3명의 학생은 모두 ‘도전형 인재’ 과정을 통해 꿈을 이뤘다. 토목과·건축과 교사들은 공무원(공기업)에 도전하는 학생들을 위해 전공 심화반 동아리를 구성, 밤늦게까지 지도했다. 전문가를 초청, 면접도 준비했다.

 대전공고 권영성 교사(건축과 부장)는 “대전이 혁신도시로 지정된 직후 지역인재 특별채용에 도전, 학생들이 실력을 증명했다”며 “공기업 외에도 3명의 학생이 대전시청과 대전교육청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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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월 유성생명과학고를 졸업한 김지현·여민경(19)양도 나란히 한국철도 토목직에 최종 합격했다. 건설정보과정을 전공한 두 사람은 합격 비결로 ‘전공 교사의 체계적인 이론·실습 교육’을 꼽았다. 유성생명과학고 건설정보과정은 ‘기초반-심화반-파이널반’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운영, 공무원과 공기업·부사관 등 30여 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올해 1~2월 직업계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51%가 건강보험·고용보험에 가입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전국 직업계고 졸업자의 졸업 후 상황 조사 체제를 개편한 이후 첫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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